정부는 외환시장 구조개선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시장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원화 표시 자산의 매력도가 올라가며, 국내 금융기관 사업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투기성 자금 유입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거나 거래량이 적은 야간 시간데 쏠림 현상이 나타날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외환은 나라 안과 밖의 자본이 왕래하는 길”이라며 “수십년 된 낡은 2차선 비포장도로를 4차선의 매끄러운 포장도로로 확장하고 정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현행 폐쇄적인 외환시장 구조가 오히려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 자본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외환시장은 건국 이래 현재 구조를 유지해왔다. 특히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트라우마로 외환당국 정책 목표가 '시장 안정'에 방점이 찍히면서 시장 구조 변화는 쉽지 않았다.
반면에 달러, 유로, 엔 등 주요 통화는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되며 금융기관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중국도 2010년 이후 역외 위안화 시장을 확대하고 거래시간도 새벽 3시로 연장했다.
정부는 한국 대외건전성이 강화된 만큼 외환위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외환시장을 개방·경쟁적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 금융기관 참여를 허용하고 거래 시간도 연장해 국내외 투자자가 원하는 시간에 다양한 경로로 원화를 환전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 관리관은 “원화시장 접근성 때문에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돈의 제약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기업의 실적과 자본시장 관련 제도가 받쳐준다면 해외자금 유입에 외환시장 구조개선 조치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화 투자 매력도가 올라가면 국내 금융기관은 역외 고객과의 접점이 넓어지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 런던지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관리관은 “해외 금융기관이 시장에 들어오면 기존 사업자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 수 있지만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할 기회도 생기는 것”이라며 “국내 금융기관들은 바뀐 시장 제도를 배경으로 해외 영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외환시장 개방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기성 자본 참여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거나 야간 시간데 환율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안전장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부 인가를 받은 금융기관만 외환시장에 참여하며, 시장에 차명하는 외국 금융기관은 국내 외국환중개회사를 경유해 거래하도록 해 당국의 거래 모니터링 및 시장 관리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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