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개혁의 핵심은 초·중·고 교육 디지털전환이다. 교육부는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이 구현될 수 있도록 교수-학습 방법을 디지털 기반으로 혁신하고, 학교 및 교사 혁신을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발표된 디지털 교육 혁신도 결국 '교사'가 중심이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정책에서 어느 하나도 교사를 빼놓고 논하기 어렵다.
코로나19를 시발점으로 학교라는 물리적 경계가 사라지고 획일적 교육 방법이 인공지능(AI)과 디지털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으로 전환되면서 교사의 역할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하이브리드 수업이 전개되며 공교육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변화 앞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교사 덕분이다.
하지만 국제교육기술협회(ISTE)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쿨라타가 “이제는 비상 원격 학습을 뛰어넘어 디지털 교육학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학습이 준비돼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디지털 교육 혁신은 교사에게 또 다른 차원의 변화와 도전을 요한다.
오픈AI가 출시한 대화형 AI챗봇 '챗GPT'가 화제다.
챗GPT는 방대한 질문에 대화 형식으로 답을 할 수 있으며 코딩부터 에세이까지 작성할 수 있다. 이는 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약 챗GPT가 교실 안으로 들어온다면 '수업은 어떻게 바뀔까?' 같은 시공간에 있더라도 각자 모르는 지식을 챗GPT에 물어보고 챗GPT는 아이들에게 개별 맞춤형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 역할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기술은 계속 교실로 들어올 것이고, 교사 역할은 기존과 같을 수 없다. 교사는 기술을 접목한 교육을 구현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
이를 통해 교실에서 학생 개별 맞춤형 수업을 실현하고 기술을 접목한 학습을 지속적 설계하고 구성하며 교육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지속적 교사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ISTE에서는 전 세계 학교에서 테크놀로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주체별 표준 로드맵을 제시하며, 교사는 학습자로서 지속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사 역할은 학생 데이터를 이해하고 사용해 학생 개별 맞춤 교육이 가능하도록 학습 디자이너로서 교육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가르치는 영역이 줄어드는 만큼 교사는 학생 개개인에게 피드백을 제공해서 비판적 사고를 통해 문제해결력을 기르고 성찰할 수 있도록 학습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표준으로 제시했다. 성공적 디지털 교육 혁신의 키는 교사 교육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과거처럼 정부 주도의 획일화된 콘텐츠와 시스템으로는 교사의 역할 재정립도 어렵고 디지털 교육 혁신은 먼 이야기일 뿐이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도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업무 보고에서 '일방적인 국가 독점적인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지탱하지 못하며, 교육의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이라고 말했다. 교육의 다양성이 보장될 때 디지털 교육 혁신도 가능함이다.
디지털 교육 혁신이 그동안 교육 정책처럼 정부 주도로 진행될 것이 아니라 교사, 정부, 기업 등 각계각층이 힘을 합쳐 도모했으면 한다. 이를 통해 교육도 하나의 서비스로서 인정받고 수요자가 공급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길 바란다. 디지털 교육 혁신의 시작은 다양하고 지속적인 교사 교육이다.
김지혜 테크빌교육 티처빌사업부문 대표 suekim@tekvil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