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삼성디스플레이를 찾아 핵심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라고 주문했다. '세상에 없는 기술'을 지속 강조해온 이 회장은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 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개발 직원들과 간담회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간담회에 앞서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직접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살펴본 뒤 주요 경영진들과 IT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 현황, 전장용 디스플레이 사업 현황,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논의했다.
이 회장이 현장 임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기술개발을 직접 점검하는 과정은 공격적 투자를 구상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 회장은 최근 국내외 주요 사업장을 잇따라 찾아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는 기회를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 첫 행보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찾은 데 이어 11월에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12월에는 아부다비에 위치한 삼성물산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과 베트남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이달 초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을 찾아 교통사고 보상업무를 일선에서 담당하는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으며, 삼성SW아카데미(SSAFY) 대전캠퍼스를 방문해 교육 중인 청년들을 응원했다. SSAFY는 2018년 삼성이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 일환으로 시작된 청년 취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이 회장이 취임 후 잇달아 지방 사업장을 현장 경영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궁극적으로 지역 협력회사와 중소기업을 넘어 지역과 상생을 위한 발걸음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의 지방 사업장과 협력회사 및 지역 중소기업은 해당 지역 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어려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방 사업장에 대한 투자, 협력회사와 중소기업의 성장,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필수다. 따라서 이 회장이 궁극적으로 이와 같은 '지방과의 상생'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 행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을 두고는 현재 해당 산업이 중국의 추격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마저 위태로운 상황인 것을 감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도약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 I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인 만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새로운 투자 구상을 위해 이 회장이 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살펴보고 직원들을 격려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산업은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중요한 변곡점에 섰다”라며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경쟁 격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이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