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8 강진 위력..."원자폭탄 수십개보다 강력"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를 강타한 규모 7.8 강진의 위력이 원자폭탄 수십 개와 맞먹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진의 발생 위치와 진원의 깊이 등 요인이 더해지며 피해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 부근에서 최초 발생한 이번 지진은 자동차로 12시간 거리(약 900㎞)인 이스라엘에서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

또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조사국(GES)에 따르면 지진 발생 후 8분 뒤 진앙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북극권인 그린란드 동쪽 해안에서까지 진동이 감지됐다.

NYT는 필리핀 화산·지진학연구소 책임자 레나토 솔리덤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이번 지진의 위력을 가늠케 했다.

그는 2013년 영국 더타임스를 통해 "규모 7의 지진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32개와 맞먹는 에너지"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규모 8에 가까운 수준으로 이보다 더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지진 강도는 가장 널리 쓰이는 국지규모(리히터규모)로 측정되는데 숫자가 1씩 증가할 때마다 에너지 방출량은 약 32배 커진다.

호주 멜버른대에서 지진학을 연구하는 자누카 애나타야케 박사는 이번 지진이 방출한 에너지가 약 32페타줄이며, 이는 미국 뉴욕시 전체에 나흘 이상 전력을 공급하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말했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특히 인구가 밀집한 주거지역에서 새벽 시간대에 발생해 인명피해가 컸다. 또한 지진이 지표면에서 얕은 깊이인 지하 18㎞에서 발생한 탓에 에너지가 빠르게 광범위한 지역으로 퍼지면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지진과 비슷한 대형 지진으로는 2013년 파키스탄에서 825명을 숨지게 한 규모 7.7 지진과 2015년 네팔에서 90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규모 7.9 지진이 있다.

한편 튀르키예 정부는 이날 지진 피해를 입은 10개주에서 2921명이 숨지고 1만60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거센 추위에 여진까지 이어져 구조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건물 최소 5606채가 무너져 현재까지 잔해 속에서 총 7800여 명이 구조됐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