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통과 직후 유가족 만난 野 지도부 … '독립적 재난 조사기구 설치' 약속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등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등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 통과 직후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독립적인 재난 조사기구 설치에 관한 법률을 약속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 본청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 직후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가 최소한의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국회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남겼다. 이후 이 장관 탄핵안 통과와 관련해 정치적인 유불리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가가 오로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대로 이 장관 탄핵안을 통과시켰다”고 했다.

또 “이 장관이 책임을 회피했다. 국회가 대신 이렇게 책임을 묻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탄핵소추안은 이제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심판을 다투게 됐다. 탄핵 대상자인 이 장관은 헌법재판소 심판이 내려질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사직하거나 해임할 수도 없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 인용을 자신했다. 박 원내대표는 “인간으로서의 양심과 도의, 국민들의 상식, 국가의 책임이라고 하는 부분을 벗어나서 헌법이 있을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관련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유가족들은 민주당 지도부에 “감사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후 유가족들은 독립적인 재난 진상조사 기구 설치도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안을 만들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유가족과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 뒤 법안을 만들고 추후 여당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는 독립적 조사기구의 첫 대상으로 이태원 참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아직 답을 주고 있지 않다. 입장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독립적 재난 조사기구 설치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 이것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유족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