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매년 증권사 실적 전망을 훌쩍 웃도는 결과를 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올해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전자신문이 최근 3개년 연초 전망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와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년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이 이어졌다.
증권사들이 지난해 초 전망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매출은 약 1조8900억원, 영업이익은 약 6300억원으로 2021년 대비 소폭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외형 규모가 커지고 하반기 환율 효과도 반영되면서 컨센서스가 2조원 후반대로 높아졌지만 3조원 이상을 예상한 곳은 없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 매출은 3조13억원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별도 기준 매출도 2조4373억원으로 연초 증권사 컨센서스를 29% 상회했다.
앞서 2021년에도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매출을 약 1조4200억원, 영업이익을 약 4200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매출은 1조5680억원, 영업이익 5373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 대비 각각 10%, 27% 상회했다.
2020년에도 연간 매출 약 9200억원, 영업이익 약 1700억원이 전망됐지만,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매출은 1조1648억원, 영업이익은 2928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26%, 72%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 고성과를 내고, 더불어 삼성바이오에피스 100% 자회사 편입에 따른 외형 확대 등에 힘입은 결과다. 공시 기준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주액은 1조7835억원으로, 3000억원대였던 2019년과 비교해 3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를 집중 공략해 1000억원 이상 대형 계약을 6건 체결했다. 공개된 고객사로는 GSK·얀센·머크·아스트라제네카·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가 주를 이룬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수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부분가동을 시작한 4공장이 올해 6월부터 전체 가동을 앞두고 있고, 4공장에 대한 추가 위탁생산 계약 논의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전망 공시를 통해 올해 연결기준 3조3765억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전년 대비 10~15% 성장을 예상한 결과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액 전망은)4공장 캐파 증설 효과 및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감안하면 다소 보수적이라고 판단된다”면서 4조1000억원 매출을 예상하기도 했다.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삼성의 바이오 사업 비전과 로드맵에 발맞춰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2030년까지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