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진이 발생하기 전 ‘지진광’으로 추정되는 현상을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지난 6일(현지시간) 새벽 트위터에는 지진이 일어나기 불과 몇 초 전 촬영했다는 38초 분량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을 보면 한밤 중 도시의 건물 사이로 벼락이 치듯 번쩍이는 섬광이 보인다. 이후 밤하늘 전체가 푸른 빛으로 변했다가 다시 어두워지는 현상이 몇 차례 반복된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이 현상이 ‘지진광’(Earthquake light)이라고 주장했다. 지진광은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때 하늘에 빛이 번쩍이는 현상으로, 흔히 지층끼리 강한 충돌이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섬광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7년 진도 8.1의 지진이 멕시코를 강타했을 당시에도 이번과 비슷한 현상이 목격됐다. 캐나다 퀘백에서는 1988년 11월 12일에는 지진이 발생하기 열흘 전에 강을 따라 보라~분홍빛 구체가 나타났으며, 페루 피스코 지역에서는 2007년 진도 8.0의 지진이 발생하기 전 폐쇄회로(CC)TV에 섬광 현상이 촬영되기도 했다.
2014년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 선임 연구원인 프리데만 프로인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인터뷰에서 ‘지진광’ 기록이 1600년대부터 65개 이상 기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무암, 반려암 같은 특정 유형의 암석만이 ‘지진광’을 일으키기 때문에 드물게 목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현상이 지진 전조 증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 의견이 분분하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UNAM) 지구물리학 연구소의 에르난데스 킨테로 교수는 “지진광이 지진을 예측할 수는 없다. 지진 직전에만 발생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킨테로 교수는 “지진이 없을 때에도 전하가 축적되어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지하에 분산되는 ‘텔루릭 전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때때로 텔루릭 전류가 대량으로 축적되면서 ‘지진광’처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다양한 형태의 지진광이 보고됐지만 일부 보고서에선 (지진 발생 시) 전력선이 흔들리면서 발생한 전기불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