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4.8%를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다. 동시에 SM엔터 지분 공개매수에도 착수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의 지분인수 결정으로 SM엔터 경영권을 둘러싸고 '이수만 SM엔터 창업자와 하이브'와 'SM엔터 이사회와 카카오' 간 대결 구도가 성립됐다. 앞서 카카오는 신주·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SM엔터 지분 9.08%를 인수키로 하고 카카오엔터와 SM엔터 간 협업을 공식화했다.
하이브는 이수만 SM엔터 총괄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SM엔터 단독 최대주주 등극이다. 하이브는 소액주주가 보유한 SM엔터 지분을 주당 12만원에 매입하는 공개매수도 실시한다.
이 총괄이 SM엔터 이사회와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 총괄 측은 카카오의 지분투자 과정에서 SM엔터 이사회의 신주·전환사채 발행 결정이 위법하다며 다음날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하이브는 K-팝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효과 창출 목적이라고 밝혔다. 양사 글로벌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대중음악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계약 체결에 앞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이수만 총괄이 K-팝 미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부연했다.
방 의장은 이 총괄이 K-팝을 하나의 산업으로 일군 것에 대해 존경의 뜻을 전하고, 이 총괄의 '휴머니티·지속가능성' 캠페인 등 글로벌 비전을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하이브는 지난달 15일 SM엔터가 발표한 '글로벌 수준의 지배구조'와 연계해 SM엔터 운영구조를 선진화하는 노력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갖추고 멀티 레이블 전략 운영과 팬덤 플랫폼 개발 등 업계 선진화를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하이브와 지분인수 합의과정에서 라이크기획과 SM엔터 결별에 따른 일몰조항으로 이 전 총괄에 보장된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총괄이 보유한 SM엔터 관계사 지분도 하이브가 매수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방시혁 의장은 “하이브는 이수만 총괄이 추진해온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 캠페인 등 전략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며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 위상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가 이 총괄 지분 인수를 결정하면서 SM엔터 경영권 향방은 내달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SM엔터 지분인수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양측 지식재산(IP)과 플랫폼을 활용한 시너지를 극대화, 음악·콘텐츠사업 분야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