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바이오(CDMO,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한 국내 제약·의료기기 업계에서 1조원 매출을 넘은 곳이 8개사로 집계됐다. 일부 기업 변동에도 지난 2021년과 같은 숫자를 유지했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는 올해도 기세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와 관련 업계를 종합하면 제약업계에서는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이 지난해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코로나 진단키트로 급성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3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고, 오스템임플란트는 처음 1조원 매출을 넘어섰다.
코로나 팬데믹이 제약·의료기기 업계 실적을 상당 부분 견인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진단키트로 2년 연속 3조원에 육박하는 매출과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1조 클럽에는 아쉽게 탈락했지만 PCR 진단기기를 공급하는 씨젠도 9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 역시 휴마시스와 제휴한 진단키트 판매에서 매출과 이익을 늘렸다.
GC녹십자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1조5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경쟁자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을 위해 독감 백신 생산을 멈춘 틈을 타 반사이익을 거뒀다. 이 시기에 독감 백신이 GC녹십자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해 처음 1조원 매출을 넘어선 오스템임플란트는 중국 코로나 봉쇄령 등으로 불안감이 커진 현지 병원들이 재고 비축을 늘린 것에 혜택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제약·의료기기 업계가 또다시 도전에 직면할 공산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전역에서 코로나 비상사태가 해제될 공산이 매우 높다”면서 “팬데믹을 지렛대 삼아 커 온 제약·의료기기 업체들이 덩치를 유지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확보한 실탄을 활용해 세계 시장을 겨냥, 성장세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달 미국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언을 2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올해 '1조 클럽' 입성을 노리는 LG화학 생명과학부문도 지난달 인수를 마친 미국 항암제 회사 아베오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표> 주요 제약·의료기기 2021년~2022년 매출 추이
자료 : 각사, 에프앤가이드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