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유료화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수익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물론 통신 업계와 스타트업에서도 유료 서비스를 목표로 AI 비즈니스모델 검증에 나섰다.
국내 기업 가운데 AI 서비스 유료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지난 1월 셀피(셀카) 이미지를 등록하면 3차원(3D) 이미지로 생성해 주는 'AI 아바타'를 출시했다. 월 4500~9900원의 유료서비스이지만 출시 1개월여 만(2월 초 기준)에 유료 이용자 70만명을 모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인기다. 최근 중국에도 진출했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클로바더빙' 서비스도 월 1만9900~8만9900원의 유료 버전을 일찌감치 출시했다. 최근 '클로바 보이스 프로' 기능을 새로 적용, 고품질 서비스로 전문 유튜버와 교육용 시장에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김재민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향후 클로바 보이스 프로에 다양한 목소리를 추가하는 한편 감정 조절 등 한층 자연스러운 보이스를 위한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도 유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지난해 AI 이미지 생성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비디스커버'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조만간 유료 버전을 공개한다. 한국어 특화 버전으로 올해 안에 카카오 KoGPT를 활용한 버티컬서비스도 선보인다. 엑스레이 흉부 촬영 결과를 AI가 분석·판독해 주는 의료진단용 AI도 호주에서 먼저 공개할 예정이다.
통신업계는 AI 음성서비스 부분 유료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담사를 대체할 '인공지능 콜센터'(AICC) 분야에 먼저 적용한다. SK텔레콤은 대화형 AI 서비스 '에이닷'을 고도화, 올해 안에 정식서비스로 출시한다. KT와 LG유플러스도 자사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고객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도 생성AI 기술 상용화에 한창이다. 상용화 초기 단계의 신기술이지만 챗GPT의 전격 유료화로 사용자들이 돈을 내고도 기꺼이 쓰려는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라이언로켓은 AI 아바타 앱 '미버스'를 출시했다. 얼굴 사진 1장만 올리면 원하는 콘셉트의 태그에 맞춰 3분 안에 여러 AI 아바타를 만들어 준다. 원하는 이미지 개수에 따라 맞춤형 유료 생성이 가능하다.
킵그로우는 AI로 고객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핫'한 시간에 주기적으로 인스타그램 피드에 포스팅해 준다. 기본 이용료 월 1만9900원부터다. 스마트스토어 등 쇼핑몰 담당자들로부터 입소문을 타고 급성장하고 있다. AI 카피라이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최근 간단한 키워드만으로 완성도 높은 문구와 글 초안을 작성할 수 있는 '뤼튼' 서비스를 유료 버전으로 론칭했다. 광고 카피, 제품 소개 문구, 세일즈 이메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문장 창작에 활용되고 있다.
브이캣(VCAT.AI)은 상품 URL 1개로 배너 이미지 수천 개를 자동 생성해 주는 구독형 서비스를 출시했다.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1~2분 만에 크기가 다양한 대량의 배너를 제작할 수 있다. 전찬석·정범진 브이캣 대표는 “국내 최초로 AI가 광고 소재 생성에서 광고 운영까지 대체하는 AI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