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산업협회가 차기 협회장 선임을 위한 막바지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이다. 5연임에 도전하는 강신철 현 회장과 새롭게 후보로 추대된 서태건 전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의 2파전 양상이다.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올해 국내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와 플레이투언(P2E) 게임 제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등 주요 현안을 마주했다.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협회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선장을 맡을 차기 협회장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산업협회는 이달 22일 총회를 개최하고 차기 협회장을 추대한다. 이번 주 중으로 부회장사 간 합의로 결론지을 예정이다.
게임산업협회는 국내 주요 게임사를 비롯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와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그리고 최근 합류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국계 기업까지 79개 회원사가 가입했다. 게임산업 진흥 정책 발굴과 자율규제 정착, 해외 시장 개척 공조 등 게임산업 발전에 앞장섰다.
협회장 선출은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12개 부회장사 협의 혹은 표결로 이뤄진다. 현재 부회장사 임원 등으로 구성된 협회 운영위원 간 논의를 넘어 각사 대표이사급에서 의견 교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출신인 강 회장은 2015년부터 협회장을 맡아 8년 동안 게임 관련 정부 규제 완화를 끌어내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이 기간 콘텐츠 수출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문화예술 범주에 게임이 포함되는 등 국내에서 게임 산업이 갖는 위상도 높아졌다.
다만, 재임 기간이 길어지며 대외 활동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특히 올해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공개 의무화와 처벌 규정 등을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 본격적인 시행령 마련을 앞뒀다. 차기 협회장에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서 전 원장은 게임산업진흥원 산업문화진흥본부장, 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본부 본부장,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원장 등을 거쳐 글로벌 e스포츠 대회 'WCG(World Cyber Games)' 대표를 역임했다. 스마일게이트 측 추천을 받아 협회장 후보군에 올랐다. 정부 산하 기관에서 게임산업 진흥 관련 업무를 맡아 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회장과 서 전 원장을 각각 지지하는 부회장사의 경합 구도는 백중세를 이루는 것으로 파악된다. 표결이 아닌 만장일치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치열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게임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핵심 현안이 많다 보니 차기 협회장 자리를 두고 예년과 다른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며 “총회 전까지 원만한 합의를 통해 선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