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공지능(AI) 케어 서비스가 우울감과 고독감을 줄이고 정서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스피커 기반 케어 서비스는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게 전용 AI 스피커를 제공하고 사물인터넷(IoT) 문열림 센서와 스마트 스위치를 연동해 고독사 예방과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기능을 한다. AI 스피커-KT텔레캅-119 안전신고센터가 365일 24시간 연동된다.
이정화 전남대 생활복지학과 교수팀이 KT와 광주시 서구가 2021년 전국 최초로 선보인 'AI 스피커 기반 케어서비스' 1·2차년도 이용자 212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건강수준 개선 및 유지 80.0% △우울감 감소 63.5% △고독감 감소 65.9% △상태불안감 감소 72.6% 등의 효과를 보였다. 이용자 과반수는 '정서적 어려움 해소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고 '서비스 사용 이후 속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더 많아졌다'고 응답한 비율도 45.9%였다.
연구팀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AI 스피커 케어서비스가 이용자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고 일상 생활 어려움을 해소함으로써 이용자 사회적 지지 수준 또한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AI 스피커 세부 기능은 이용자별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달랐지만 고령이고 저학력일수록 서비스 전반에 걸쳐 이용정도가 높았다. 특히 이용자가 자녀의 정서적 지지를 적게 인지할수록 일일 안부 확인 기능을 많이 이용해 AI 스피커가 이용자 정서적 측면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스피커의 대표 기능인 응급알림 기능은 이용자가 평소에 인식하고 있는 정도가 상담 기능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다만 사용 정도는 낮았는데, 연구팀은 이용자가 평소 응급알림 기능을 잘 인지하고 있지만 응급상황이 자주 발생하지 않아 이용이 적은 것으로 봤다.
조사기간 발생한 응급 알림은 월 평균 1.9건이었고, 실제 응급환자 구조 사례는 8건이었다. 지혈 불가, 급체,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 응급사례를 AI 스피커가 접수한 뒤 119 구조대원을 연결해 병원에 이송되는 과정까지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AI 케어서비스 이용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정화 교수는 “AI 스피커가 고독사 예방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앞으로 돌봄 대상자를 발굴할 때 기존 취약계층 외에도 가족과 관계망이 부족한 대상자에게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형 광주시 서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국장은 “코로나로 인한 대면 돌봄이 제한되던 시기 AI 스피커를 바탕으로 한 돌봄 체계는 어르신의 고독사 예방과 정서적 안정에 큰 힘이 됐다”며 “AI 스피커와 돌봄매니저가 함께 운영된 AI 케어서비스가 다양한 지역에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T AI 케어서비스는 광주시 서구에 이어 광주 남구, 전남 나주시 등 호남권 다양한 지역에 공급됐다. 서비스 사용자층은 고령층에서 장애인, 치매 취약 계층으로 확대했으며 이 서비스를 통해 구조한 호남권 응급환자 구조 사례는 총 22건이다.
KT는 기존 AI 스피커에 IPTV 서비스 '지니TV'까지 추가 연동해 확장된 개념의 AI 케어서비스를 전국 최초로 전남 진도군에서 이달 내 선보일 예정이다. 상반기내 B2C AI 케어서비스(가칭 지니케어)도 출시하고 KT의 초거대 AI '믿음'을 접목해 다양한 제휴사 협업을 통한 차별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AI 케어서비스 범위를 기존 안전 중심에서 편의, 건강 등을 포함한 일상 컨시어지 영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