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AI 주권 빼앗길라"...건실한 AI 생태계 구축 절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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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와 기업이 인공지능(AI)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나 '챗GPT'를 시작으로 새롭게 열릴 AI 시대에 독과점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기업간 AI 격차를 줄이고 대다수가 양질 AI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건실한 AI 생태계를 마련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세계 PC 운용체계(OS)와 검색 시장은 각각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독과점하고 있다. 전문가는 AI 기반 검색 시장 등 AI 관련 시장에서도 비슷한 독과점 문제가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미 글로벌 AI 생태계는 오픈AI, MS, 구글 등 미국 기업이 선도하며 거대한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중국 바이두, 알리바바 등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최경진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가천대 교수)은 “챗GPT 등 AI 신기술 기반 서비스가 각광받으면 시장이 특정 서비스로 몰리고 경쟁법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구글의 검색 독과점이 세계적 이슈가 된 것처럼 AI 주요 서비스 분야에서도 독과점 이슈가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구글 독과점 문제에 직격타를 입었던 유럽은 AI 분야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세계 최초 AI 규제 법안인 'AI 액트' 입법을 준비 중이다. 법을 위반할 시 서비스 중단과 세계 매출액 6% 이르는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한다. 특정 기업에 휘둘리는 독과점 폐해를 막고 피해 발생 시 이를 보상하는 체계를 마련하자는 게 EU 법안 취지다.

독과점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자국 기술과 서비스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구글 독과점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로 꼽힌다. 네이버, 카카오 등 자국 기업이 구글과 경쟁하며 시장을 지킨 덕분이다.

AI 시장 역시 자체 기술과 서비스 확보 측면에서 대비해야 한다. 특히 초거대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AI 산업 특성상 클라우드 등 인프라 자원이 충분한 대기업이나 빅테크가 유리한 시장이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혁신을 만들며 시장을 뒷받침하는 생태계 조성이 요구된다.

김형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네이버, 카카오, LG, SKT 등의 국내 선도 AI 기업도 AI 기술을 열심히 개발하고 있고, 한국어 서비스에 있어서는 국내 기업이 강점이 있다”면서 “학계와 중소기업, 연구소의 우수한 연구 성과가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검증받도록 산학연 협력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