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업계가 지난해 하반기에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내수 침체와 투자 시장 위축에 맞춰 비용 절감에 집중한 결과다. 올해도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e커머스사업부(롯데온)와 SSG닷컴 모두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적자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온의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은 2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적자 폭을 절반 이상 줄였다. 3분기에도 손실을 85억원 줄이는 등 하반기 들어 수익 개선 기조를 이어 갔다.
거버넌스 통합 영향이 해소된 후 외형과 수익 모두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4분기 롯데온 매출은 28.8% 증가한 360억원이다. 호스팅·상품권 등을 제외한 플랫폼 사업 매출 신장률은 54.3%에 이른다. 지난해 선보인 뷰티, 럭셔리, 패션 등의 전문관 효과도 컸다. 롯데온 전체 거래액에서 전문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늘었다. 뷰티 전문관인 온앤더뷰티의 4분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31.4%, 온앤더럭셔리와 온앤더패션 거래액은 각각 15.4% 및 18.9% 증가했다
4분기 플랫폼 공헌이익이 13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도 고무적이다. 공헌이익은 매출총이익에서 변동비를 차감한 금액으로, 지금의 사업 구조로 흑자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나영호 롯데온 대표는 지난해부터 사업을 수익 중심으로 재편했다. 마트사업 근거리 배송 효율화 작업 일환으로 새벽배송을 중단했고, 배송차량도 감축했다. 이를 통해 마트 물류 운영비를 15.8% 절감했다. 디지털 역량 내재화로 비용도 크게 줄였다. 정보기술(IT) 용역비를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낮췄고, 챗봇 고도화를 통해 콜센터 운영비도 13.4% 줄였다. 마케팅 비용도 절감했다. 이 덕에 백화점과 오픈마켓(3P) 사업은 각각 57억원, 120억원 적자를 개선했고, 마트 사업도 손실 규모를 88억원 줄일 수 있었다.
SSG닷컴은 손실 규모를 3분기에 151억원, 4분기에 183억원 각각 줄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 전략을 수익 중심 구조로 전환한 덕에 분기 연속 적자를 개선했다. 12월에는 월 단위 흑자 수준의 의미있는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은 물류 투자 속도를 늦추고, 마케팅도 효율화했다. 배우 공유·공효진과 7년 동안 이어 온 전속모델 계약도 종료했다. G마켓도 전 분기 대비 손실 규모를 줄여 나갔다.
이들 업체는 올해도 수익에 초점을 맞추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롯데온은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버티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추가로 키즈 전문관을 올해 안에 선보인다. IT를 활용한 생산성 증대, 마트 물류 효율화 등 노력도 지속할 방침이다. SSG닷컴은 '균형 성장' 전략을 지속 추진, 흑자 전환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강희석 SSG닷컴 대표는 “올해는 사업 모델의 본질적 경쟁력 확보와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구축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