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통신·금융 시장에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과 실질적인 경쟁시스템 강화를 요구했다. 두 분야가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관련 부처에 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통신업계는 곧바로 대책을 내놨다. 5세대(5G) 이동통신 중간요금제는 상반기 내, 시니어요금제는 3월에 각각 출시한다. 또 3월 1개월 동안 추가 데이터를 무료 제공한다.
윤 대통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통신·금융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 특허사업이다. 많이 어려운 서민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노력과 함께 업계에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대통령실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 돈잔치'에 제동을 걸고 상생안을 요구한 지 이틀 만에 대상을 통신으로까지 확대한 셈이다.
통신 3사는 3월 1개월 동안 추가 통신 데이터를 무료 제공키로 했다. SK텔레콤과 KT는 만 19세 이상 이용자에게 데이터 30GB, LG유플러스는 전체 이용자에 가입 요금제 데이터 기본량과 동일하게 추가 제공한다. 유튜브 등 고화질 동영상을 약 30시간 시청할 수 있는 용량이다. 약 3373만명이 대상이다. 또 '5G 중간요금제 시즌2' 출시를 상반기로 앞당기는 한편 SK텔레콤과 KT는 시니어요금제 출시도 당장 다음 달로 확정했다. 만65세 이상 기초노령연금 가입자 상대로 최대 50% 요금 감면 제도와 중복되는 것이 있어 출시에 어려움이 예상된 바 있었지만 상생을 위해 출시한다는 게 통신업계 입장이다.
금융업계도 상생안을 내놨다. 공적보증기관에 대한 특별출연금을 연간 2600억원에서 3200억원으로 증액하고, 서민금융상품 공급도 올해 목표치인 6조4000억원에서 9.3% 늘어난 7조원으로 늘린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소싱공인 저금리 대환대출도 보증 재원 800억원을 출연, 전체 보증 규모를 약 1조원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난방비 등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해서도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등유·액화석유가스(LPG)를 이용하는 취약계층에도 난방비 지원 폭을 확대, '사각지대'를 없앴다. 주거 시설 맞춤형 효율 지원을 위한 '그린홈 이니셔티브'도 새롭게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서민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요금 인상 폭과 속도를 조절하고,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