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가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수적인 일본 시장 특성상 화장품 공략이 어려웠지만 한류 열풍이 불며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또한 일본 젊은 세대에서 합리적 가격에 품질이 좋은 제품을 일컫는 '쁘띠 프라이스(가성비 좋은 화장품)' 소비 성향이 뚜렷해진 점도 한국 브랜드가 선전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 2021년 기준 한국의 대(對)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엔 한국이 프랑스를 제치고 일본 화장품 수입국 1위로 올라섰다.
일본 화장품 시장은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리서치 회사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2021년도 화장품 시장 규모(메이커 출하액 기준)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2조2700억엔(약 21조8941억원)으로 추산된다. 같은 해 기준 일본의 화장품 수입액은 전년 대비 4.43% 증가한 14억6500만달러(약 1조8809억원)에 달한다. 이 중 약 31%가 한국 제품이 차지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화장품 업계는 일본 내 현지 공장과 법인을 설립하거나 온라인 채널 입점을 늘리며 본격적인 사업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올 상반기를 목표로 일본 도쿄 외곽 이바라키현 반도시에 현지 공장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월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1만6000㎡ 규모 용지도 계약했다. 코스맥스는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현지 생산을 통해 현지 고객사는 물론 일본 수출을 희망하는 해외 고객사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코스맥스는 공장 가동 전까지 국내 고객사의 일본 시장 진출을 지원하며 일본 내 인디 브랜드 등 신규 고객사 발굴에 집중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일본 자회사가 인수한 사이타마 공장을 통해 현지 내수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홋카이도에 마이크로바이옴 센터를 건립하며 투자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CNP'를 일본에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20년 일본시장에 진출한 후 2년 만에 '3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완전히 현지 시장에 자리잡았다. 특히 일본 수출 실적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도 수상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주력 제품인 '그린더마 마일드 시카'와 '비타페어C' 라인이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큐텐 메가와리 행사에서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일본 소비 트렌드도 가치소비를 중심으로 바뀌면서 가성비 높은 한국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 기업의 경우 개발속도가 빠르고 다품종소량 생산으로 강점을 갖고 있다. 또한 '시카'와 같은 한국산 소재가 화제가 돼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가성비 높은 韓 브랜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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