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핀테크 기업들은 현행 마이데이터 사업이 운영 안정성,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한계, 잠정 비용 체계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보제공자의 '정보제공성능(Service Level Agreement)' 기준이 없어 정보제공 실패가 잦고, 이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중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사업개발실장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3 힘내라 핀테크 자율과 혁신으로 점프업' 토론회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금융데이터를 다루고 있어 사용자들의 민감도가 매우 높고, 정보제공자의 API 운영 안정성이 신뢰와 직결된다”며 “마이데이터 API 제공 성능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스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정보제공 실패율이 50% 이상으로 올라가는 금융기관이 일 평균 35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토스는 정보제공 실패 발생 시 해당 기관을 '임시점검처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앱프로그래밍터페이스(API)를 통해 정보제공 사업자(금융기관)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일대일로 연결된 구조다. 이 때문에 한 금융기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API를 통해 정보를 받는 모든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서비스 장애를 겪게 된다.
올해 말 최종안이 확정될 마이데이터 과금체계에 대해서도 우려가 이어졌다. 만약 기본조회기능(정기적전송)에 비용이 부과될 경우, 사업자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정보 최신화를 꺼릴 수 있다는 문제다. 이는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산업 전체의 질적 역성장을 초래할 수 있다.
신중희 실장은 “산업 안정화를 위한 비용구조 마련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구조 구축이 우선”이라며 “기본 기능이 아닌 부가 기능에 대한 과금 고려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추천할 때 불합리한 광고 심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이용자 금융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여러 금융사의 상품을 비교해 추천할 수 있다. 하지만 이용자를 직접 유치할 수 있는 '상품 중개'가 아니라 소개만 하는 '상품 광고' 형태로 추천이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 상품 광고에 대한 규제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뱅크샐러드가 이용자에게 상품 추천을 하려면 해당 내용에 대해 상품을 만든 금융사에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는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다.
이정운 뱅크샐러드 법무이사는 “만약 금융회사가 원하지 않는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려고 한다면 금융사들은 이를 광고심의라는 명분으로 거부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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