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세계 금융시장 요동…韓, 전쟁 리스크 차단책 가동

원자재값 뛰자 각국 물가·금리 출렁
금융당국, 시장 안정화에 40兆 지원

금융위원회는 작년 8월 18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전문가 8인과 함께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금융산업 리스크 대응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업권별 취약부문과 금융산업 전반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응방향을 모색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작년 8월 18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전문가 8인과 함께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금융산업 리스크 대응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업권별 취약부문과 금융산업 전반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응방향을 모색했다. (사진=금융위원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직후 미국 등 서방은 강력한 금융·경제 제재를 가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발생한 금리상승과 인플레이션 문제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금융 업권별 잠재부실 가능성과 자금조달 상황에 선제 대응하며 리스크 현실화를 차단하는데 집중했다.

전쟁 직후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VTB, VEB 등 주요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했다.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서방 금융기관이 보유한 러시아 외화자산을 동결하는 등 다각도의 제재를 가하며 압박했다.

[스페셜리포트] 세계 금융시장 요동…韓, 전쟁 리스크 차단책 가동

전쟁으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증시도 출렁였다. 전쟁 영향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가 더해져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세계 경제는 막대한 유동성 파티를 벌였으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년 만에 최고치인 9%를 넘기기도 했다. 유로존 물가 상승률도 10%대까지 상승하면서 매달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수십년 만에 최악의 물가상승을 기록하자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재빨리 인상하며 물가잡기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서민 고통이 가중됐다.

국내 기준금리는 작년 4월 1.25%에서 올해 1월 3.5%로 치솟았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대출로 주식투자를 하거나 부동산 투자를 하는 흐름이 한풀 꺾였다. 은행과 카드 등 금융사의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 금리가 치솟자 대출 이자를 갚기 어려워지면서 취약차주와 자영업자의 고통이 가중됐다.

이에 국내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함께 취약차주와 위기 기업 등을 위한 연착륙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기재부, 금융위, 한은, 금감원이 긴밀히 정책공조를 하면서 적극적인 시장안정조치를 펼쳤다.

현재 40조원 이상 시장안정프로그램 지원 여력을 활용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기업도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5조원 규모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의 지원 범위와 한도를 늘렸다.

부동산과 건설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커지자 부동산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정상 PF 사업장에는 보증지원, 채안펀드 등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적용 대상을 확대해 한도 상향과 상환기간 확대 등을 추진한다.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희망플러스 신용대출은 이차보전 지원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고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쟁 발발 1년이 됐지만 아직 종전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작년만큼은 아니더라도 올해 공급망 차질 등 부작용이 누적된 영향이 글로벌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쟁 영향으로 글로벌 GDP가 중장기로 최대 7%까지 감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신흥국의 경우 GDP의 8~12%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