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와이디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반 음성 인식 칩 전문 팹리스다. 음성 신호를 받아들이는 전자기기에 필수인 반도체이지만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던 제품이다. 회사는 칩 소형화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을 확보해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2004년에 설립된 에프와이디는 해외 반도체 제품의 국내 공급과 센서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해왔다. 반도체 설계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며 팹리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에프와이디는 2019년부터 국책 연구과제로 수행한 MEMS 마이크로폰 음성 판독 칩(ROIC)을 최근 개발하고 양산단계에 돌입했다. 한주원 대표는 ROIC에 대해 “물리적인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MEMS는 마이크로미터(㎛) 크기 초미세 기계부품과 전자회로를 기판 위에 집적한 센서다. 초소형 마이크를 통해 들어온 음성 신호를 MEMS 센서가 수신하면, 주변에 부착된 ROIC가 이를 전기신호로 전달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MEMS ROIC는 모듈 형태로 스마트폰, 리모컨, 무선 이어폰 등에 다량 탑재된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워치, 증강현실(VR)·가상현실(AR) 기기 등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에프와이디는 음성 판독 칩을 주문형반도체(ASIC) 방식으로 양산한다. 현재 양산을 앞둔 MEMS 마이크로폰 ROIC는 국내 최대 이어폰 업체에 탑재, 중국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한 대표는 회사 제품의 장점으로 최소 크기 칩 구현과 가격 경쟁력을 들었다. 8인치 웨이퍼 한 장에 에프와이디의 ROIC는 16만개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경쟁사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동시에 잡음을 크게 줄이면서 센서 신호를 극대화하는 고유 기술과 원가 경쟁력도 확보했다.
한 대표는 음성 인식 분야 국가대표 팹리스라는 책임감을 강조했다. 연 2조원대로 추산되는 MEMS 반도체 시장은 독일 인피니언, 미국 놀스가 주도하고 대만, 일본 업체가 뒤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상황이다. 에프와이디는 수입대체를 달성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유수 해외 업체와 경쟁을 준비 중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신호대잡음비(SNR)와 음압레벨을 높이는 등 기술을 고도화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중장기로는 '세상의 모든 신호를 읽어내는 반도체' 개발에 도전한다. 소리뿐만 아니라 온도, 빛, 압력 등 다양한 물리적 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ROIC를 통해 글로벌 선두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이다.
에프와이디는 목표 달성을 위해 5년 내 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수 연구인재 확보는 물론 일본, 대만 등 해외 MEMS 파트너와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고객사 확대를 위해 홍콩, 중국, 싱가폴 등 세 곳에 지사를 마련했다.
한 대표는 “적지 않은 업체가 매달리다 포기한 MEMS 마이크로폰 ROIC를 국산화한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