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EZ손해보험이 첫 장기 보험상품으로 운전자보험을 출시하면서 대형사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운전자보험은 횡단보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사고를 내면 물어야 하는 벌금이나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용, 부상치료비 등을 보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신한EZ손보는 신한금융그룹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지난해 설립한 보험사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EZ손보는 지난달 30일 '운전자보험은 신한이지' 신상품을 출시했다. 가입 기간이 3년 이하인 일반보험 상품 '스마트 운전자보험'은 이전부터 판매해왔지만 최장 20년인 장기보험으로 운전자보험을 선보인 건 신한EZ손보 출범 이후 처음이다.
자동차·운전자보험에 특화된 손보사였던 카디프손보의 강점을 십분 발휘해 신상품을 풀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디프손보는 2020년까지 '굿세이프 운전자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상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하반기쯤 1일짜리 등 단기 운전자보험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오히려 장기 상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손보사들과 본격 경쟁을 하게 됐다.
이번에 신한EZ손보가 내놓은 상품은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벌금, 면허정지·취소 위로금, 민사소송 법률비용뿐 아니라 골프 홀인원 비용, 전기통신금융사기, 인터넷 직거래 사기피해, 생활가전 고장수리비용까지 각종 특약으로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특약을 넣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운전자보험은 손해율이 50~60%로 낮고 수익성이 좋아 주요 보험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또 자동차보험은 1년마다 갱신하지만 운전자보험은 3년 이상 장기보험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을 오래 유지하기 좋은 상품이다.
2020년 3월 스쿨존 내 자동차 사고로 어린이가 상해를 입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가중처벌하는 도로교통법 및 특정범죄가중처벌 개정안 일명 '민식이법'이 시행되면서 민사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자가 늘고 있다. 2021년 기준 운전자보험 가입자는 약 450만명에 달한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을 비롯해 대부분 손보사들이 월 1만~2만원대의 저렴한 보험료와 함께 다양한 특약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생인 신한EZ손보가 인지도는 높일 수 있겠지만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형 손보사들이 변호사 선임 관련 보장 한도를 늘리는 등 상품성을 높이고 있고, 생명보험사까지 자동차부상치료비 특약 등으로 운전자보험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