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난방비 등 공공요금 인상 속도조절론에 대해 “너무 오래 억제하면 국민에게 사후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장기적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정부는 해야 할 일(공공요금 현실화)이 미뤄지는 것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난방비 폭탄과 관련해 시장 상황에 맞게 가격을 조정하지 않는 정책은 '포퓰리즘'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규정이나 국제경제 등 이유로 가격을 조정해야 함에도 억지로 억제하는 것은 사후 국민에게 더 큰 부담이 되어 돌아오는 만큼 지속가능한 정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난방비 폭탄' 논란이 된 에너지요금 인상을 조절하겠다며 정책을 선회했다. 기획재정부는 도로·철도·우편 등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은 최대한 상반기 동결 기조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서민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요금 인상의 폭과 속도를 조절하고 취약 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날 한 총리는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속도조절이 장기적 처방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께서 단기적으로 에너지 약자에 대해 충분히 보완하면서 국민에게 크게 부담이 안 되도록 조정해보자고 한 것으로 본다”면서 “대통령의 뜻도 (원가가) 10배 뛰는데 우리는 하나도 안 올리는 식은 전체적으로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거니까 균형을 맞춰보자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가스비 인상을 미루는 '포퓰리즘' 정책을 한 것이 최근 난방비 급등 사태를 야기한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한 총리는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이 강행 처리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재논의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 총리는 “민법에서 당연히 하는 불법에 대한 배상제도를 사실상 무력화시켜 노사 간 힘의 균형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한다”면서 “헌법이나 다른 법과 배치하는 너무나 문제가 많은 법이어서 국회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정말 다시 한번 법의 내용 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