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아마존과 손잡고 글로벌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회사 명운을 건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 해외 배급을 아마존에 맡기고, 엔씨는 국내와 아시아 서비스에 집중한다.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고, 전체 인력 20%를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가운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
엔씨는 23일 아마존게임즈와 'TL'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최소 577억원으로 추산된다. 아마존게임즈가 북미, 남미,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서비스 판권을 가져가고 국내와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권역은 엔씨가 직접 서비스한다.
TL은 엔씨가 '모두를 위한 플레이(Play For All)'라는 슬로건 아래 개발 중인 AAA급 차세대 MMORPG다. △날씨와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심리스(Seamless) 월드와 던전 △과거와 현재, 미래가 이어지는 내러티브(Narrative) △이용자 선택에 따라 역할이 변화하는 '프리 클래스' △이용자가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PvP(이용자간 대전) 시스템 등이 특징이다.
최문영 엔씨 수석개발책임자(PDMO)는 “아마존게임즈는 해외 현지화, 운영, 마케팅 등 탁월한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갖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세계 이용자에게 국가와 언어의 경계를 넘어선 차세대 플래그십 MMORPG만의 감성과 경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아마존게임즈는 샌디에이고, 시애틀, 어바인 등에 개발 스튜디오를 둔 아마존 자회사다. 아마존 클라우드와 연동한 게임 엔진 등 안정적인 대규모 라이브 서비스가 강점이다.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로스트아크' 북미·유럽 퍼블리싱도 아마존게임즈가 맡았다.
'탈(脫)리니지'와 글로벌 진출이라는 당면 과제를 마주한 엔씨 역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낸 아마존게임즈와의 협업에 역량을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엔씨웨스트가 길드워 시리즈 등으로 북미 시장에서 선전했지만, 경기변동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누적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크리스토프 하트만 아마존게임즈 부사장은 “엔씨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오랜 기간 유명 온라인 게임을 선보여 온 검증된 개발사”라며 “뛰어난 개발 역량을 보유한 개발사와 함께 퍼블리싱 하는 것은 우리의 중요한 사업 영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TL이 현재 세계적으로 큰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는 MMORPG인 만큼, 글로벌 서비스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이용자에게 최고 수준의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