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웹(WEB)을 활용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다음 달 중단한다. 조회 및 이체, 상품 가입 등 은행 업무는 앞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만 가능하다. 이용자의 사용 빈도가 높지 않은 사업을 정리, 모바일 뱅킹 집중화에 나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오는 3월 28일 중단한다. 지난 2017년 4월 서비스 개시 이후 약 6년 만이다. 케이뱅크 웹을 통한 서비스는 앞으로 '인증센터' 인증서 복사만 지원한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이용약관 14종과 설명서·약정서 13종을 서비스 변경에 맞게 개정했다.
인터넷뱅킹은 디지털뱅킹·온라인뱅킹의 한 종류다. 은행의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동작한다는 측면에서 셀룰러 장치와 앱을 활용하는 모바일뱅킹과 구분된다.
한국은행은 전자금융총람에서 금융IC칩, 가상머신(VM), 스마트폰 앱을 쓰는 금융 서비스를 모바일뱅킹으로 정의하고 텔레뱅킹·인터넷뱅킹과 구분하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약관이나 ISMS 보안인증 범위를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스마트폰뱅킹)으로 별도 표기한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인터넷뱅킹을 제공해 왔다. 카카오뱅크·토스뱅크는 홈페이지에서 고객센터나 상품설명, 대출서류 제출 등 일부 업무에 국한해 서비스를 지원한다.
그러나 케이뱅크 인터넷뱅킹 운영 실적은 부진했다. 웹사이트 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케이뱅크 웹사이트 총 방문 트래픽(Total Visits)은 34만회인데 이는 KB국민은행(600만회), 신한은행(376만회)은 물론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없는 카카오뱅크(73만회)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모바일뱅킹에 밀려 인터넷뱅킹 이용 빈도는 지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사용자 인증을 위해 인증서 전용 프로그램을 은행마다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크고, 스마트폰 보급이 대중화된 이후 이용자 대부분이 모바일뱅킹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국내은행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온라인뱅킹 이용실적 가운데 모바일뱅킹 비중은 건수 기준 85.2%, 금액 기준 19.1%를 각각 차지했다. 금액 기준으로 인터넷뱅킹이 우세한 이유는 모바일뱅킹이 아직 대량송금 등 기업금융 기능 지원을 구현하기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모바일뱅킹 경쟁력에서도 다소 뒤처져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앱 활성기기수는 토스가 213만, 카카오뱅크가 205만을 기록한 가운데 케이뱅크는 129만을 기록해 KB국민은행(161만), NH스마트뱅킹(152만)에도 밀렸다. 토스가 뱅크·증권을 망라한 '슈퍼앱 전략', 카카오뱅크가 청소년 전용상품 출시 등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 전략을 펴는 것에 대응해 케이뱅크도 대응에 나선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모바일뱅킹 이용자 비중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내달 28일부터 인증센터만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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