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을 타고 지구 저궤도를 여행할 수 있는 이른바 ‘풍선 우주여행’ 상품이 세계 곳곳에서 개발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우주 관광 스타트업 이와야 기켄은 풍선 우주여행에 사용할 유인 캡슐을 공개했다. 올 연말 일본 여행사 JTB와 협력해 선보일 열기구 여행 상품에 사용될 캡슐이다.
공개된 너비 1.5m의 동그란 캡슐에는 두 명이 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위에 폭 44m 헬륨 풍선이 달려 고도 25km(성층권)까지 올라간다. 엄밀히 말하면 우주 경계로 여기는 카르만 라인(고도 100km)에는 못 미쳐 우주여행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하지만 투명한 창을 통해 성층권에서 지구 곡면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높이다.
가격은 한 명당 2400만 엔, 우리 돈 2억 3300만원 정도가 든다. 25km 고도까지 상승하는데 2시간, 저궤도에 머무는 데 1시간이라는 짧은 여행에 사용하는 비용으로는 비싼 가격이지만 버진 캘럭틱이 민간 우주여행에 내건 45만 달러(5억 9600만원)에 비해서는 저렴하다.
이와야 게이스케 대표는 “억만장자가 될 필요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을 필요도, 전문 용어를 익힐 필요도 없다. 우주 관광 여행을 평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며 “최종 목표는 몇 백만엔(수천만원)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풍선을 활용한 우주 여행 콘셉트는 여러 차례 등장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마드리드에 본사를 둔 우주관광 스타트업 헤일로 스페이스는 헬륨 풍선을 활용한 첫 번째 시험비행에서 37km까지 올라가는 성과를 거뒀다. 원형 캡슐을 타고 성층권을 다녀오는 이 상품의 가격은 비행 시간 최소 4시간부터 최대 6시간까지 여행 코스에 따라 다르지만, 약 20만달러 내외로 책정될 예정이다. 이 업체 역시 헬륨 풍선을 활용한다.
또 다른 스페인 업체 ‘제로2 인피니티’도 헬륨 풍선으로 날아간다. 열기구 상품에서 가장 높은 최대 고도 40km를 목표로 한다. 2009년부터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말 첫번째 유인 시험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2024년 출발하는 티켓의 가격은 장당 4만 파운드로 책정됐다.
미국 업체도 열기구 상품을 내놓는다. 월드뷰 엔터프라이즈는 헬륨 풍선을 활용해 고도 30km까지 올라가는 상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2024년 비행 예정으로 티켓 장당 가격은 5만 달러다.
이 월드뷰 엔터프라이즈에서 일했던 제인 포인터 전 최고경영자(CEO)와 테이버 맥칼럼은 회사를 관두고 스페이스 퍼스펙티브를 세운다. 기술의 발전으로 더 이상 수소가 위험하지 않다며 수소 풍선을 활용한 열기구 상품을 선보인다. 최고 고도는 31km. 지난해 인수한 선박을 발사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좌석 비용은 약 12만 5000달러로 현재까지 1000장 이상의 티켓이 팔렸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