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처럼 암 세포만 골라내 공격...KAIST 등, '스마트 면역세포 치료' 핵심 기술 개발

우리 연구진이 컴퓨터 연산 논리회로를 활용해, 부작용을 줄인 채 정확하게 암세포만 공략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최정균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박종은 의과학대학원 교수팀이 안희정 분당차병원 교수, 이혜옥 가톨릭의대 교수와 함께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2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딥러닝 알고리즘(이미지 왼쪽)과 논리회로에 따른 유전자 조합별 발현 세포 비율 계산 알고리즘(오른쪽)
연구진이 개발한 딥러닝 알고리즘(이미지 왼쪽)과 논리회로에 따른 유전자 조합별 발현 세포 비율 계산 알고리즘(오른쪽)

특정 단백질에 결합하도록 고안된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이용한 세포치료는 혈액암에 성공적으로 활용 중이며, 현재 고형암으로 그 적용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다만 CAR를 이용한 고형암 세포치료의 경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암 살상 능력은 높이기가 쉽지 않다.

이에 최근에 컴퓨터 연산 논리회로를 활용한 스마트 면역세포 개발로 활로를 찾고 있다.

연구진은 수백만 개 세포에 대한 대규모 암·정상 단일세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세포 단위에서 암세포에서만 발현하는 유전자 발굴에 나섰다.

그리고 종양-정상세포 간 유전자 발현 양상 차이를 찾아내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관련 검증도 마쳤다.

이를 활용해 암세포만 한정해 공략할 수 있는 논리회로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이 논리회로를 CAR 면역세포에 장착해 치료에 활용하면, 마치 컴퓨터처럼 암세포만 골라내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항암치료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논문 1 저자인 권준하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전에 시도된 적 없는 방법론을 제시했는데, 특히 주목할 점은 수백만 개 개별 암세포 및 정상세포에 대한 시뮬레이션으로 최적의 CAR 세포용 논리회로들을 찾아내는 과정”이라며 “인공지능(AI)과 컴퓨터 논리회로를 면역세포 엔지니어링에 적용하는 획기적인 기술로, CAR 세포치료가 혈액암에서 고형암으로 확대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권준하 박사, 강준호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지난달 16일 출판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원천기술개발사업-차세대응용오믹스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