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개월 연속 적자 늪에 빠진 무역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과감한 규제혁신에 나선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이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를 지속 발굴·철폐한다.
정부는 2일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이차전지·전기차, 에너지, 물류 등을 중심으로 9건의 현장대기 투자 프로젝트 애로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2조8000억원, 고용 창출 효과는 1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차전지 연구개발(R&D) 센터 증설을 위한 도시기본계획 용도 변경은 올해 2분기까지 완료하고, 전기차 기계식 주차 및 충전 인프라 개선을 위해 내년 2분기까지 기계식 주차 가능 차량 무게를 확대한다. 배터리 분리형 전기 이륜차 관련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올해 2분기까지 보조금 지급방안을 마련한다. 더불어 마산 자유무역지역을 산업단지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근거 법률을 3분기까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108개의 경제 형벌규정을 합리화한다. 공정거래법상 배제적 남용행위는 행정제재를 먼저 한 후 시정되지 않는 경우 형벌을 부과하고 관세법, 대기환경보전법 등의 경미한 행정상 의무 위반은 과태료로 전환한다.
저소득층과 자영업자에 영향이 크지만 대부분 500만원 이하 소액 벌금이 부과되는 생활밀착형 규제 23건도 개선다. 식품위생법상 신고의무 위반에 대해 징역 3년 이하, 벌금 3000만원 이하에서 징역 1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로 형벌을 완화한다. 5년간 입건 사례가 없는 사문화된 규정들도 과태료로 전환한다. 소프트웨어진흥법상 인증을 받지 않고 인증 표시나 유사한 표시를 한 경우 등이 해당한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수출투자 관련 프로젝트는 기업과 적극 소통해 합리적인 애로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경제형벌규정 개선안은 조속히 입법절차를 추진해 5월 중으로 국회 제출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연간 1억5000만건에 달하는 무역데이터를 공공기관, 민간 등에 개방해 혁신비즈니스 창출을 지원한다. 중기부, 통계청 등 유관부처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수출 촉진에 필요한 정보 개방을 확대한다.
연내 관세청 빅데이터 포털 등에서 제공 중인 3개 기업지원서비스에 자유무역협정(FTA) 최적세율 추천정보 등을 추가하고, 관계부처 무역데이터 제공으로 수출촉진 관련 정책 수립에 활용하도록 한다.
중소기업 유망 해외역직구 수출품목, 국가 등 발굴 지원을 위해 전자상거래 수출입 통계도 공표한다. 수출기업이 각자 수출실적정보를 조회·관리·전송할 수 있는 '무역My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한다. 기업 수출실적을 금융기관에 전산으로 전송해 무역금융 신청 편의성을 높이고, 무역 컨설팅 등 다양한 목적으로 자사정보를 컨설팅업체 등 제3자에게 직접 전송토록 지원한다.
KOTRA, 무역협회, 중기중앙회 등 수출지원기관과 무역데이터 공유를 확대하고, 관세청 조기경보시스템(C-EWS) 운영대상도 수입품목에서 핵심수출품목까지 확대해 관계부처에 정보를 제공한다. 혁신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수출입 세부품명, 개인통관고유부호 등 민간 활용수요가 큰 무역데이터(12종+α)도 추가 개방한다. 민간 연구기관 등 관세데이터(정형+비정형) 활용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 학습용 영상·말뭉치 데이터 등도 신규 제공할 계획이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