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 챔버 속을 들여다본다" 써니웨이브텍, 금속표면파통신 모니터링 장비 개발

디스플레이 진공 챔버 내부 상황을 측정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비가 국내 개발됐다. 챔버란 패널을 생산할 때 유기물을 올리고 수송하는 증착장비의 몸통이다. 전파가 차단됐던 금속 챔버에 통신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어서 눈길을 끈다.

써니웨이브텍은 진공 챔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했다고 5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금속은 전파가 통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전화가 잘 안 되는 건 금속이 전파를 흡수하거나 반사 시키는 성질 때문이다. 지금까지 금속은 전파가 통과하지 못하는 매질로 여겨졌고 금속 구조물 내에서는 무선통신이 불가능했다.

써니웨이브텍은 금속을 통해 통신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일명 금속 표면파를 이용한 통신 기술이다. 전파가 발생할 때 전기장과 자기장이 생성된다. 금속에서 전기장은 금방 사라지거나 흡수된다. 써니웨이브텍은 표면파 공진기라는 별도 매개체를 금속에 부착해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게 한다. 금속 표면을 신호 전송 매질로 활용, 통신이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글로벌 학술지 사이언스에도 게재됐다.

디스플레이 챔버 모니터링 장비는 금속 표면파 통신 기술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사례다. 써니웨이브텍은 이 장비를 유명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했고 추가 공급도 논의하고 있다.

김학선 써니웨이브텍 대표는 “금속 챔버 안에 센서를 넣어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아이디어가 시작됐다”면서 “챔버 속을 들여다볼 수 있으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챔버 속 데이터를 외부에서 측정하는 모습. <써니웨이브 제공>
챔버 속 데이터를 외부에서 측정하는 모습. <써니웨이브 제공>
써니웨이브텍은 표면파 공진기라는 별도의 매개체를 금속에 부착해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게 한다. 금속 표면을 신호 전송의 매질로 이용해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자료=써니웨이브텍)
써니웨이브텍은 표면파 공진기라는 별도의 매개체를 금속에 부착해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게 한다. 금속 표면을 신호 전송의 매질로 이용해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자료=써니웨이브텍)

금속 표면파 통신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써니웨이브텍은 대형 조선소와 협업해 선박 통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배 자체가 가진 금속 성질을 이용해 금속 표면파 통신 기술을 활용하면 통신 사각지대 없는 사물인터넷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해양 통신에 혁신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 지하에 매설된 수도관, 광산 등 곳곳에 있는 금속 구조물을 활용해 위험 상황에서도 실시간 통신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향후 금속 표면파 통신 기술을 글로벌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장, 삼성전기 임원 출신으로 '통신 40년' 전문가로 통한다. 현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도 겸직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공기를 통한 무선통신, 선을 이용한 유선통신에 이어 금속을 활용한 새로운 통신 기술을 글로벌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금속 표면파 통신 기술이 안전한 환경과 생산 시설 혁신 등을 이루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선 써니웨이브텍 대표
김학선 써니웨이브텍 대표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