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제약·바이오 주총…안정 속 '오너 복귀'·'2~3세 보폭 확대'

제약·바이오 업계가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상당수의 전문경영인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너 복귀와 2~3세 전문경영인의 보폭 확대를 예고한 곳도 있다. 일부 바이오 기업은 소액주주와의 표 대결이 예고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17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시작으로 이달 31일까지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가장 많은 주총이 예정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일 정기주총에 존 림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회사 창립 때부터 2020년까지 회사를 이끈 김태한 이사회 의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셀트리온은 창업주 서정진 회장의 2년 만의 경영 복귀를 예고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서 명예회장을 2년 임기로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했다. 28일 주총과 이사회 승인을 받아 확정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위기 극복과 미래 전략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는 현 경영진이 서 명예회장의 한시적 경영 복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기우성 대표이사 부회장도 재선임됐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셀트리온 제공)

JW중외제약은 신영섭 대표이사 사장의 재선임 안건을 29일 주총에서 다룬다. 신 사장은 2017년부터 JW중외제약 대표직을 맡고 있어 안건이 통과되면 3연임에 성공한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오는 5월 과천지식정보타운 신사옥 이전을 앞두고 본점을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정관변경 안건도 의결한다.

제일약품은 24일 예정된 주총에서 성석제 대표이사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2005년부터 18년 동안 제일약품을 이끌어 온 성 대표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의결될 경우 7연임으로 현직 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이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7일 주총에서 모회사인 SK케미칼 안재현 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오너 2~3세의 경영 보폭도 넓어진다. 제일약품은 3세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삼진제약은 공동창업주 자녀인 최지현 부사장과 조규석 부사장을 나란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2세 공동경영체제로 주목받는다.

소액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의 표 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소액주주연합회가 추천한 사내이사 3명에 대한 해임안을 15일 임시주총에서 다룰 예정이다. 역시 소액주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휴마시스는 17일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을 처리한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