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이 8일 사장단회의를 열고 미래 트렌드 대응과 고객가치 향상 전략 등을 점검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경기침체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구 회장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날 회의는 올해 들어 처음 열린 사장단 회의로 진행됐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 사장과 핵심 사업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단기 사업 성과보다는 고객가치와 미래 트렌드 등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고객가치는 구 회장의 취임 이후 지속 강조해 온 키워드다. 미래성장동력 산업을 판별하고 추진하게 하는 원동력이 고객에 있다는 것이 구 회장의 경영 지론이다.
이에 따라 LG 계열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회사별로 고객경험(CX)센터를 신설하거나 관련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같은 성과를 공유하고 고객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복합위기 상황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미래 트렌드 대응도 주요 과제로 논의됐다. LG는 그룹 계열사 전반에서 미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장 사업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전장부품,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LG이노텍은 자동차에 사용되는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등 각자 전장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전장사업은 지난해 흑자 전환하며 본궤도에 올랐다. 올해 100조원 수주잔액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도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차이를 크게 벌릴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LG가 선도하고 있는 배터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의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도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대면 워크숍을 연 후 분기마다 정례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며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악재가 지속되고 있어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 따른 LG 그룹 차원의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열린 직전 사장단회의에서는 거시경제 전망을 공유하고 재무리스크를 점검했다. 미래 전략 투자 방안과 인재 확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