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압도적 화질뿐 아니라 초개인화된 시청경험을 앞세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초격차를 선언했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화질부터 콘텐츠까지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시장 침체 속 삼성전자, TCL 등 후발주자 추격까지 매서워진 상황에서 '올레드 원조' 저력을 입증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8일 서울 양재동 서초R&D캠퍼스에서 2023년형 올레드 TV와 주요 전략을 소개했다.
오는 13일부터 글로벌 순차 출시하는 신제품은 7개 시리즈 29개 모델이다. 주력인 올레드 에보(C·G 시리즈)를 포함해 CES 2023에서 공개했던 전원을 제외한 모든 선을 없앤 'LG 시그니처 올레드 M', 48형 게이밍 TV, 세계 최소 42형 올레드 TV 등이 대표적이다.
신제품은 밝기 향상 기술을 접목해 밝기와 선명함을 개선했다. 65형 올레드 에보 기준 같은 화면 크기의 일반 올레드 TV 대비 최대 70% 더 밝다. 처음으로 '와우 오케스트라' 기능을 탑재, LG사운드바와 맞춤형 입체 사운드를 구현한다.
진화한 '알파9 프로세서 6세대'는 각 장면을 구역별로 세분화해 밝기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다이내믹 톤 매핑 프로' 기능을 구현했다. 제작자 의도까지 분석해 화질로 표현하는 업스케일링도 진화했다.
AI가 제공하는 맞춤형 화질에 더해 TV 운용체계(OS) '웹OS'가 구현하는 초개인화된 시청경험은 LG전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LG전자는 올해 초 TV 사업 새 비전을 '씽크 투 유, 오픈 투 올'로 정립, 개인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탁월한 시청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새 비전은 최신 TV OS인 '웹OS23'에 고스란히 녹였다. 개인 맞춤형 시청 경험을 위해 △계정별로 나만의 화면을 구성하는 '마이홈' △쉽고 빠르게 원하는 콘텐츠만 골라보는 '퀵카드' △다양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AI 컨시어지' △나만의 맞춤 TV 화질 모드를 구성하는 '맞춤 화면 설정'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TV 수요 둔화 속 OLED TV 시장은 올해 작년 대비 13%가량 성장, 741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소니, TCL까지 올해 본격 참전을 선언하면서 경쟁도 심화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77·65·55형 라인업을 확보, LG전자와 경쟁을 예고했다.
LG전자는 출시 10주년을 맞은 LG 올레드의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로 후발주자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계획이다. '올레드 원조' 브랜드와 40~90형대까지 업계 최대 라인업, 방대한 고객 데이터 등을 강조한다.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 전무는 “지난 10년 간 올레드 시장을 개척하고 주도하며 역사를 만들어왔다”면서 “이 같은 성공에는 고객경험 가치를 이해하고 페인포인트를 해소하는 기술 노하우가 집약됐으며, 향후 10년도 LG 올레드가 TV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LG전자는 OLED TV 번인(Burn-in) 지적에는 기술적 자신감을 재차 피력했다. 정 전무는 “지난 10년간 잔상 관련 알고리즘을 10개 이상 개발했다”면서 “이 알고리즘을 탑재한 AI 프로세서가 6세대까지 거듭하면서 현재는 LCD와 비슷한 수준까지 갔다”고 말했다.
번인은 유기물이 변질되면서 TV 패널에서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에 잔상이 남는 것을 의미한다. 유기물에 전류를 흘려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TV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번인 현상을 학술적으로는 '잔상'으로 봐야 하는데,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 고객 행동이 원인 중 하나가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결국 고객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경험·시간과 싸움인데 지난 10년 동안 고객 시청 경험 데이터에 기반해 기술적으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