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년 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 재진입하면서 터줏대감인 LG전자와의 기술 경쟁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양측이 서로 다른 특징의 기술을 TV에 적용한 만큼 경쟁 속에 기술력이 극대화되고 소비자는 더욱 좋은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영국 기술·리뷰 전문매체 왓하이파이는 최근 LG 올레드 TV 신제품에 적용하는 볼록렌즈기술(MLA·마이크로 렌즈 어레이)과 삼성전자 퀀텀닷(QD)-OLED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는 소비자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두 기술이 OLED 단점으로 꼽히는 밝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목표를 두고 서로 다른 방식을 채택하면서 궁극적으로 최대 밝기를 한 단계 진보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2세대 QD-OLED 패널을 사용하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TV 신제품은 일부 마케팅 자료에 따르면 이전 세대보다 최대 두 배 더 밝다. 이론대로라면 전 세대 모델이 1000니트였던 것과 비교해 약 2000니트까지 밝기를 구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LG전자 역시 2023년형 올레드 TV 출시를 앞두고 MLA를 적용한 최상위 G시리즈가 2000니트 이상 최대 밝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에 출시한 올레드 TV G시리즈가 1000니트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두 배 밝아지는 것이다.
왓하이파이는 이런 기술 경쟁이 삼성과 LG TV에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TV 제조사에 적용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OLED 기술 격돌은 시장에 새로운 경쟁을 촉발하고 이어 큰 혁신을 필요로 할 것이며, 이는 더 나은 TV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고 OLED 기술력 자존심을 둘러싼 신경전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앞서 LG전자 독일 법인은 TV 신제품 설명회를 열고 MLA에 대한 설명과 함께 삼성전자의 QD-OLED TV 화면 '번인' 민감성에 대해 지적했다. 기술 리뷰 사이트 알팅스(RTings)가 진행하는 OLED TV 내구성 테스트 중간 결과를 근거로 QD-OLED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 제품의 번인 징후가 상대적으로 먼저 드러났다는 의견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알팅스의 테스트가 일반적인 시청 환경에서가 아니라 각 제품의 최대 밝기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삼성전자 제품가 경쟁사보다 100니트 더 밝은 가혹 조건에서 테스트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어떤 제품이 우세하다고 결론지을 수 없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