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3년형 TV에 처음 탑재하는 비대면진료 서비스가 '반쪽' 모양새에 그쳤다. 불확실한 규제 탓에 파트너사의 앱을 활용해 간접 서비스만 시행한다. LG전자도 해외에서는 TV로 비대면진료 솔루션을 제공하지만 국내 도입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9일 공식 출시하는 2023년형 TV 신제품에 비대면진료 서비스 앱 '굿닥'을 기본 탑재한다.
삼성전자가 '삼성헬스' 등 자사 솔루션이 아닌 협력사 앱을 활용해 TV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불확실한 규제 때문이다. 국내에서 비대면진료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에 따라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원격 진료는 주식회사 굿닥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해당 서비스는 의료법·약사법 등 관련 법규와 관련 지침·고시·공고 등에 따라 예고 없이 변경 또는 중단될 수 있음'이라고 공지했다. 의료계와 정치권 등의 논의 결과에 따라 TV 비대면진료 서비스 시장이 열릴 수도 닫힐 수도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면 TV와 함께 갤럭시 워치, 혈압계, 체중계 등 기기를 활용한 삼성헬스 바이털 정보를 의료진에 실시간 공유하고 진단과 처방전 발행도 할 수 있다. 지금은 제휴를 통한 간접 서비스만 시행하는 데 머물렀다.
LG전자 상황도 비슷하다. LG전자는 미국에서 고령자를 위한 원격 의료·돌봄서비스 '인디펜다' 앱을 제공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비대면진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원격의료 업체 '암웰'과 비대면 진료 솔루션 '케어포인트 TV 키트'를 공동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LG전자는 국내에서 비대면진료 앱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도 검토했지만 이마저도 제도 불확실성 때문에 성사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TV를 통한 비대면진료는 혈압·당뇨와 같은 질환으로 정기 진료와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노인들의 번거로움을 줄여 줄 수 있는 등 활용처가 많을 것”이라면서 “제도만 허용되면 TV 제조사들은 비대면진료 솔루션을 공급할 채비가 다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