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앞으로의 당 운영 방향으로 '강한 정책정당'을 제시했다. 노동·연금·교육의 윤석열 정부 3대 개혁 완수를 위해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민생 우선주의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국민 여론을 등에 업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는 9일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김기현 당대표는 방명록에 “오직 민생, 다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 만들겠습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이날 참배에는 김재원, 김병민, 조수진, 태영호, 장예찬 신임 최고위원 5명과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등이 함께했다.
이어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신임 지도부 출범을 내년 총선 승리의 역사적 분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대표는 “1년 전 오늘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다. 뜻깊은 날 우리 지도부도 새로운 첫발을 내디었다. 국민의힘이 한마음이 되어 국민 행복을 위해 전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분 1초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총선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반드시 압승해서 대한민국 미래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라고 지도부의 솔선수범을 당부했다.
야권을 향해서는 지난 정부 실정에 따른 여파를 지적하면서도 전 정권 탓이 아닌 정책역량으로 민생을 챙기는데 앞장서야 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모든 경제지표가 그다지 좋지 않다. 지난 정권의 반민생법·반경제법으로 민생이 발목잡히고 있다”면서도 “마냥 지난 정권 탓만 할 수 없다. 국민의힘을 격려하는 국민과 당원의 힘을 모아 민생을 챙기는데 앞장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불만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에 대해서는 국민적 이해와 동참을 구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일본이 우리에게 남긴 아픔과 상처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 충분하다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미래세대를 위해 한일관계는 새로 쓰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전날 “오늘로 국민의힘의 정당민주주의는 완전히 사망했다”라고 혹평했던 더불어민주당도 이날만큼은 축하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님의 당선을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정당에는 여야가 있어도 국민 앞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잘하기 경쟁'으로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구하는데 머리를 맞대고, 민생경제위기와 평화위기를 극복하는데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약속 꼭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저와 민주당도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겠다”라고도 했다.
한편, 김 대표와 경쟁했던 안철수 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총리의 표정은 엇갈렸다.
안 의원은 SNS를 통해 “치열했던 경쟁을 뒤로 하고 이제 원팀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김기현당대표 지도부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라고 한 반면에 황 전 총리는 이번 전당대회 경선투표에 대한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천 당협위원장은 “누군가는 권력에 기생해 한 시절 감투를 얻으면 그만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기를 선택했다. 앞으로 더 많은 국민께서 개혁보수의 여정에 함께 해주실 거라 믿는다”면서 지속적인 개혁 행보를 예고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