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간 경제외교 성과인 '샤힌 프로젝트'가 9일 첫발을 뗐다. 윤 대통령은 규제개선과 글로벌 스탠더드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울산 S-OIL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최첨단 석유화학시설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 참석해 “외국 투자 기업이 한국에서 마음껏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고 첨단산업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확실하게 주겠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작년 11월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맺은 업무협약(MOU)를 통해 '샤힌 프로젝트' 투자를 최종 결정한 바 있다. 울산 S-OIL 온산국가산업단지에 대규모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9조3000억원이 투자된다.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 외국인 투자다.
윤 대통령은 “원유에서 추출하는 나프타의 생산 수율을 3배가량 높인 최신 공정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3년 후에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해 국내 산업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하고 세계 각지로 수출하게 된다”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한국과 사우디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는 '샤힌 프로젝트' 건설기간 동안 최대 3조원의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 대통령은 기공식 후 울산지역 경제인과 간담회를 갖고 울산이 '산업혁신 허브'로 도약하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수소차 안전운영 센터·전기수소차 핵심부품 지원사업 △조선업 인력확보 △전기·수소·자율운항선박 지원 △도시철도 트램 1·2호선 타당성 조사 연내 완료 등이다. 특히 “국민이 노력을 통해 얻은 정당한 보상을 부당한 세력에게 뺏기지 않고, 기업들은 사업하기 좋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드라이브를 건 노동개혁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수출 선적 부두, 5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 등도 둘러봤다. 정 회장은 윤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이후 최대인 185만대 국내 생산, 108만대 해외 수출 계획을 소개했다. 이는 코로나 발생 원년인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생산은 14.3%, 수출은 28.7% 늘어난 규모다. 전기차 신공장 건설 계획도 밝혔다.
정 회장은 또 대표적인 국내 생산거점인 울산공장을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를 넘어서 글로벌 미래차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계획도 밝혔다. 울산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시설이다. 연간 최대 110만대를 선적할 수 있는 자동차 전용 부두도 갖췄다.
마지막으로 대선 당시 방문했던 '신정상가시장'을 1년 6개월 만에 찾아 상인들의 고충을 경청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선 후 꼭 다시 찾아 국민과 격의 없이 소통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신정상가시장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식재료 등을 구매한 뒤 울산노인복지관에 기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16~17일 일본을 방문한다. 일본 정부 초청에 따라 성사된 이번 방일에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갖는다.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와의 친교 행사도 진행된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