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체코의 한 풍선 업체가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쟁에서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미사일을 상대편이 낭비하도록 ‘풍선 전차’를 만들어 팔았기 때문이다.
최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풍선으로 가짜 무기를 만드는 체코 회사 인플라테크(Inflatech)은 ‘우크라이나 특수’로 지난 1년간 생산량이 100% 늘고 매출은 30%가량 증가했다.
이 업체는 당초 아이들을 위한 풍선 모형이나 주문 제작으로 맞춤형 풍선을 만들던 업체였으나,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팽창식 군용 미끼’를 주력 상품으로 선보였다.
인플라테크는 탱크(전차)·장갑차·전투기 등 30가지 이상의 무기의 모양을 그대로 본뜬 풍선 모형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풍선 모형까지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플라테크의 최고경영자(CEO) 보이테흐 프레서는 생산된 군용 미끼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납품되는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다만 전쟁 발발 이후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를 제시하는 등 미끼용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사용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 업체는 매달 최대 50개의 군용 미끼를 생산하고 있으며, 대부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이후에 불특정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첨단 무기를 본뜬 나무 모형을 전장에 배치하는 등 위장 전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가 나무로 하이마스 모형을 제작해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풍선 탱크’의 무게는 100kg 안팎이다. 일반 병사 4명이 들어서 운반하고 쉽게 설치할 수 있는 무게다. 설치된 풍선은 풍선보다 훨씬 값어치가 높은 군용 미사일을 유도해 소모전 국면으로 접어든 전쟁에서 이득을 가져다준다.
프레서 CEO가 밝힌 바에 따르면, 미끼 풍선에 발사되는 미사일의 가격은 풍선의 가격보다 최대 수십 배 이상 비싸다. 훈련 목적으로 제작되는 미끼 풍선의 가격은 최대 10만 달러(약 1억 3000만원)지만, 풍선이 유도하는 미사일의 가격은 최소 수십만 달러에서 최대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풍선을 사용한 위장 전술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사용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장에서 풍선으로 만든 가짜 무기로 독일 나치군을 교란한 미군 '유령부대'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인 연방의회 금메달을 받은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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