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미국 텍사스 남부 외곽 일대 수백만평을 사들이고 자신이 소유한 회사를 위한 소도시를 건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텍사스 주도 오스틴 외곽에 머스크의 계획에 따라 주택 단지와 야외 레저시설, 운동장 등이 들어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소유한 업체(전기차업체 ‘테슬라’·지하터널 굴착업체 ‘보링컴퍼니’·항공우주업체 ‘스페이스X’) 직원들이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집을 구할 수 있고 시설과도 가까워 출퇴근이 편리한 직주근접이 완성된다. 일종의 머스크표 ‘텍사스 유토피아’인 셈이다.
최근 3년간 머스크가 이 지역에서 사들인 토지는 최소 3500에이커(14.16㎢)에 달한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두 배에 달하는 6000에이커(24.28㎢)라는 소문도 돈다. 이는 서울 종로구 면적(23.9㎢)보다 조금 더 크다.
머스크는 토지 중개업자와 토지 원소유주들에게 자신이 세운 회사 직원들이 일과 거주를 함께 할 수 있는 ‘유토피아’를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공사 중인 주택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지하터널 굴착업체 보링컴퍼니의 연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부터는 이미 테슬라의 대규모 공장 '기가 팩토리’도 들어서 있다.
다만 머스크는 시 관계자들을 비롯해 토지를 판매한 주민들에게 '비밀준수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내용과 일정 등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머스크의 측근으로 꼽히는 스티브 데이비스 보링컴퍼니 사장 등을 인용해 머스크의 최종 계획은 시장 등 행정조직까지 갖춘 완전한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021년 스페이스X의 발사대가 위치한 텍사스 보카치카에서도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취지의 트윗을 남긴 바 있다.
머스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를 창업했지만,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와 각종 규제를 비판하며 거주지를 텍사스로 옮겼다. 또한 테슬라와 보링컴퍼니의 본사도 텍사스로 이전했다.
텍사스는 캘리포니아에 비해 노동과 환경 등에 대한 규제가 적고, 법인세와 개인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가 없는 지역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
서희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