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의 제3자 중심 강제동원 배상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를 규탄하기 위해 장외 투쟁에도 나섰다.
이 대표는 12일 “김구 선생이, 유관순 열사가,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가 피 흘리고 목숨 바쳐 만들어냈던 이 나라가 지금 어떻게 됐나”라며 “윤석열 정권의 치욕적 강제동원 배상안이 다시 일본에 머리를 조아리는 그런 굴욕적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결정이 '굴욕외교'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일본의 전쟁범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국민들은 기가 막히는데 대통령은 귀가 막힌 것 같다. 피해자들의 상처에 다시 난도질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들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았다. 대한민국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과거사를 부정하고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일본이 세계평화를, 한반도 평화를 보장할 수 있겠나”라며 “일본군을 군사 훈련의 이름으로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일, 북중러 밀착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일, 한반도가 진영대결의 전초기지로 전락하게 하는 일, 결코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직접 야외집회 현장을 찾기도 했다. 그는 1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란 1905년 7월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과 대한제국의 지배권을 두고 맺은 비밀 협약으로 미국의 필리핀 통치와 일본의 한반도 지배적 지위를 인정한 것이 골자다. 이 대표는 외교에는 영원한 동맹이 없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해당 사건을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우리의 군사·외교적 자율권이 제약된 상황에서 제2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나”라며 “우리는 이미 과거에 경험한 것이 있다. 연합훈련을 핑계로 자위대의 군홧발이 다시 한반도를 더럽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윤 정부 옹호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조치는 국민적 비판을 알면서도 발전적 한일관계를 위해 힘들게 내린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국가는 국민이 원하는 최선책이 없다면 차선책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그것을 포기했고 윤 정부는 결단을 선택했다”며 이 대표의 장외 투쟁을 비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
최기창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