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게 잘라 상처에 바로 이식이 가능한 세포 스티커가 개발됐다. 화상 상처와 같은 넓고 복잡한 모양의 환부에도 이식 가능해 상처 재생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정성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영국 케임브리지대 로이신 엠 오언스 연구팀, 김재호 부산대의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세포를 스티커처럼 목표 대상 조직으로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세포시트 전달방식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존에는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위해 주사제 형태의 세포 현탁액을 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주입된 세포들이 조직에 안정적으로 세포가 부착되지 못해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세포 부착성을 높이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세포시트 기술이지만, 외부 자극을 통해 세포시트를 표면으로부터 탈착하는 과정을 거쳐야했다.
연구팀은 부정적인 외부자극 도움 없이도 계면에 대한 자연적인 세포부착 선호도 차이를 이용해 세포가 스스로 목표 대상 표면으로 이동해가도록 하는 생체 친화적 세포시트 스티커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받은 패럴린 유연박막을 세포배양 표면으로 사용했고, 박막표면을 자외선 처리해 세포가 배양 접시에는 안정적으로 붙을 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원하는 목표 조직으로 옮겨갈 수 있는 정도의 적절한 세포부착 세기를 조절했다.
이번 세포시트 스티커 기술은 세포가 가진 이동성질을 이용, 외부자극이나 탈착과정 없이 세포전달이 가능해 기존 기술과 비교해 높은 생체적합성과 공정절차 단순화, 작업 편의성 증가를 가능하게 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세포 스티커를 동물 모델에 적용해 다양한 형태 상처에 붙일 수 있고 상처가 빠르게 재생되는 것을 성공적으로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배양된 세포 스티커를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내 복잡한 환부에 적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세포 메디폼으로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세포 스티커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겹으로 세포층을 적층해 3차원 조직 제작에도 응용할 수 있으며, 여러 종류 세포를 활용해 다종 세포가 복잡하게 패턴화된 인공조직도 손쉽게 제작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정성준 교수는 “계면 간의 3차원적인 세포 이동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라며 “향후 기초 생물학적 연구 분야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