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유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를 이끌고 있는 대런 탕(Daren Tang) 사무총장이 방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다.
탕 사무총장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경험을 토대로 세계 4위 지식재산 강국이 된 대한민국이 글로벌 리더로서 지식재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 역시 앞으로도 다양한 지식재산 원조를 통해 개도국에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할 것이며, WIPO와도 긴밀히 협력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대한민국은 세계 지식재산 시장에서 개도국의 롤모델이 되는 강대국으로 자리 잡았다. 명성에 걸맞게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는 2012년부터 개도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지식재산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ODA를 넘어 지식재산을 활용해 개도국과 견고한 협력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지식재산 ODA 사업은 특허정보를 활용한 현지 맞춤형 적정기술 보급을 통해 개도국의 의식주 관련 문제를 개선하고 현지 주민의 소득 증대를 위한 기술 이전을 지원, 지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을 준다.
적정기술이란 지역의 환경과 특성을 고려해 고안된 기술로, 특허정보로 적은 비용으로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개도국 실정에 적합한 효용 높은 기술을 의미한다. 이렇게 개발된 적정기술로 생산한 제품의 마케팅을 위한 브랜드 개발 전략을 전수해 실질적인 매출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시스템을 구축하게 도와준다.
그동안 지식재산 ODA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은 총 16개 국가에 36개 적정기술과 32개 브랜드를 보급했다. 대표적으로 2021년에 수행한 필리핀 마린두케 지역 식물 녹말 가공 개선 사업의 수원기관은 사업 성과물인 녹말 가공 설비 및 녹말 가공 쿠키 브랜드를 활용, 연간 매출액 4배 증대에 성공했다.
또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의 특산품인 오일 추출기 보급 및 기술 이전을 통해 현지의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
이 밖에도 WIPO와 다양한 공동협력 사업을 추진해서 결실을 보고 있으며, 올해 방글라데시 카펫 브랜드 개발 제공을 통해 현지인 소득 증대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3월 방글라데시 다카 현지에서 진행된 최종 보고회에는 방글라데시 산업부장관 및 특허청장이 참석해 지식재산 ODA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지식재산 ODA 사업 성과에 대한 관심은 개도국들이 대한민국을 이상향으로 동경하게 하고 있다.
이제 지식재산 ODA 사업은 적정기술 개발 보급을 넘어 개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창의력 교육에까지 지평을 넓히고 있다. 발명진흥회는 지금까지 쌓은 발명 교육 30년 노하우와 경험을 전파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올해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된 세계 유일한 국가다. 앞으로도 다양한 지식재산 ODA 사업을 통해 개도국을 지원함으로써 대한민국 위상을 더욱 높일 것이다. 이는 곧 지식재산 강대국 입지를 굳건히 다지는 촉매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손용욱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sonyongook@ki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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