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제당·풀무원 미국서 김치 승부...투자 확대 나선다

식품업계가 미국 현지 식품 사업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K-푸드 대표 품목인 '김치'로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이 김치 경쟁 격전지로 떠올랐다. 현지에 공장을 갖춘 대상을 비롯해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이 유통망 확대에 나서고 있고 최근 김치제조업을 신사업으로 정한 신세계푸드의 참전도 예고됐다.

대상 LA공장 전경
대상 LA공장 전경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상은 미국법인(DSF DE, Inc.)에 4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키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미국 식품사업 확대에 사용할 예정이다. 대상 미국법인은 중간지주사로 현지에서 김치와 장류를 생산하는 대상푸즈 USA(DAESANG FOODS USA, INC)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상푸즈는 지난해 3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미국 LA 현지에 김치공장을 완공해 가동 중이다. 미국 공장에선 전통 김치를 비롯해 현지인 취향을 반영한 비건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 무, 양배추 김치 등을 연간 2000톤 규모로 생산한다. 대상 관계자는 “미국 식품 사업 확장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했다”면서 “구체적인 용처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공장 설립은 현지 김치 수요가 계속 느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미국은 일본에 이어 김치 수출 2위 국가다. 김치의 소비층이 교민과 아시아인을 넘어 현지인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상은 현지 공장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미국 현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전략제품(GSP) 중 하나로 김치로 꼽고 올해도 식품 사업 증설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신규 증설투자금은 식품사업 부문 3600억원 정도로 계획 중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등 주요 사업국가에서 식품 매출이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CJ제일제당 식품 글로벌 매출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47%에 달한다. 최근에는 수출용 전략제품으로 상온 유통 김치 신제품을 내놓으며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의 경우 작년 말 수출용 김치 생산업체 피피이씨글로벌김치 지분 18만주를 약 160억원에 인수하고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피피이씨글로벌김치는 2019년 전북 익산에 3만329㎡(9175평) 규모 김치 공장을 설립했고 미국 등으로 김치를 수출해 지난 2021년 161억원 매출을 냈다.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한 신세계푸드도 김치제조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후발주자로 입성을 예고했다. 신세계푸드는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정관 추가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