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가을에 출시하는 아이폰15 전체 모델에 '홀'(Hole)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 또 잠망경처럼 빛을 굴절하는 '폴디드' 카메라를 처음 도입한다. 홀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폴디드 카메라는 LG이노텍이 각각 공급한다. 아이폰15 부품 공급망에 국내 기업이 대거 진입, 주목된다.
13일 취재를 종합하면 애플은 올 하반기에 총 4종류의 아이폰15(가칭)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이폰15(디스플레이 기준 6.1인치)와 15플러스(6.6인치), 아이폰15프로(6.1인치), 프로맥스(6.6인치)다. 전작인 아이폰14 시리즈와 크기가 거의 같지만 아이폰14 프로 모델 2종에만 적용하던 홀 디스플레이가 전체 기종으로 확대,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홀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일부에 구멍을 뚫은 것 같은 디자인을 뜻한다. 애플은 전면 카메라와 페이스ID라고 부르는 안면인식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홀 디스플레이를 지난해 처음 적용했다. 올해는 통일성을 강조하고 홀 부분을 인터페이스로 활용하는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확대하기 위해 홀 디자인을 전체 모델로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아이폰15 시리즈에 들어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국내 기업이 대부분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15 4개 모델 전체에 OLED를 납품하고,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프로맥스와 아이폰15프로 2개 모델에 OLED를 공급할 계획이다. 아이폰이 연간 2억대 정도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패널 대수 기준 삼성디스플레이가 1억대 이상, LG디스플레이가 6000만대 정도를 각각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BOE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이폰15 또는 플러스용 OLED 공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메라 변화도 주목되는 특징이다. 애플은 최고가 모델인 아이폰15프로맥스에 폴디드 카메라 적용을 확정했다. 폴디드 카메라란 빛이 들어오는 통로를 잠망경처럼 굴절시켜서 초점 거리를 확보하는 기술이다. 수직으로 배치하던 기존 렌즈와 이미지센서를 폴디드는 가로로 배치, 카메라를 얇게 만들면서 광학 줌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폴디드 카메라는 LG이노텍이 공급한다. 단독 납품이 유력하다. LG이노텍은 폴디드 카메라 생산을 위해 지난해 말 1조65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2분기부터 본격적인 양산 및 공급이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올해도 신형 아이폰의 핵심 부품을 수주해 시장 주도권을 이어 가면서 동시에 성장이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애플에 15조원어치 부품을 공급하며 역대 최대 매출(19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선전은 후방 소재·부품 업계에도 영향을 미쳐 연성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비에이치, 영풍전자 등의 성장도 주목된다.
또 자화전자가 올해 애플 공급망에 처음 진입, 주목된다. 자화전자는 아이폰15부터 액추에이터를 공급한다. 액추에이터는 렌즈를 움직이는 구동장치로, 초점을 맞추는 데 필요한 광학 부품이다. 애플이 아이폰 전면 카메라에 오토포커스 기능을 확대·적용하면서 액추에이터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자화전자가 새롭게 진입했다.
이 밖에 아이폰 카메라 모듈 검사 장비는 하이비젼시스템이 공급하고, 아이폰15 OLED 소재는 아이폰14와 같은 재료 세트가 채택돼 덕산네오룩스 등 국내 기업이 상당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