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생산기지가 인도로 옮겨 가고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 업체인 삼성전자가 인도를 새로운 제조 거점으로 육성하면서 국내 부품 업계도 이동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1차 협력사인 드림텍은 이달 1일 인도 현지에서 착공식을 가졌다. 2만㎡(약 7400평) 부지에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스마트폰 부품 모듈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드림텍 관계자는 “삼성의 인도 스마트폰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인도에 진출한 다양한 정보기술(IT) 기업 공략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드림텍은 스마트 헬스 케어 사업도 키우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의료기기 수요 증가에 대비, 의료 기기 완제품 생산도 계획 중이다.
드림텍은 그동안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지문인식, 센서, 전원키 등 부품 모듈을 만들어 공급해 왔다. 이 회사가 인도에 신규 진출한 건 삼성전자 때문이다. 삼성은 베트남에 이어 인도를 핵심 제조 거점으로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일찌감치 인도에 진출했다.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장에서 스마트폰과 가전을 제조하고, 동남부 첸나이에서 TV·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2018년 노이다 공장 규모를 기존의 두 배로 늘리면서 연간 1억대 이상 생산하는 대형 스마트폰 공장으로 만들었다.
이때부터 협력사도 하나둘 인도 진출을 추진했다. 그러나 삼성이 인도를 기존 중저가 위주에서 벗어나 갤럭시S 시리즈나 폴드와 같은 플래그십 제품도 현지 생산으로 완전히 바꾸면서 협력사들도 인도 진출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에 먼저 진출한 협력사들도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인도에서 공장을 처음 가동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케이스 협력사 삼광도 인도 생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현지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삼광 인도 생산 비중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인도에 진출해 케이스 등 사출물을 만들고 있는 이랜텍도 2공장, 3공장을 마련할 정도로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인도가 스마트폰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부품 업체들의 인도 진출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로 말미암은 타격을 제외하고 꾸준히 성장했다. 2017년 1억3400만대 규모에서 2021년 1억6800만대까지 늘었으며, 올해는 전년보다 10% 성장한 1억7500만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자원이 한정돼 인도 진출에 적극성을 따는 업체가 있는 반면에 일부는 투자를 주저,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주요 협력업계가 인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인프라가 낙후된 데다 외국기업이 사업하기에 중국보다 까다로운 측면도 있어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