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게임 노조, 이재명 만나 '69시간' 저지 주문... "크런치 모드 부활 안 돼"

더불어민주당은 14일 판교에서 화섬식품노조IT위원회를 만나 크런치 모드 확대 방지를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판교에서 화섬식품노조IT위원회를 만나 크런치 모드 확대 방지를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게임회사, 정보기술(IT)기업 노동조합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을 막아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주 52시간 제도를 주 69시간으로 확대하는 것을 '퇴행'으로 규정했다. 법개정을 막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판교에서 화섬식품노조IT위원회를 만나 '크런치 모드' 확대 방지를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크런치 모드는 신작 출시 직전이나 주요 업데이트를 앞두고 휴식 시간 없이 장시간 밤샘 근무를 하는 게임 업계의 근무 행태를 의미한다. 주 52시간제가 정착한 이후 대형 개발사를 중심으로 대부분 사라졌지만, 최근 정부가 근로시간 개편을 추진하면서 부활 우려가 커졌다.

오세윤 화섬IT노조위원장(네이버노조 지회장)은 “연봉에 초과 노동시간을 모두 포함한다는 포괄임금계약을 맺은 사업장은 기준 근무시간 자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장시간 노동 제한을 풀겠다는 정부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발표로 자칫 또다시 과로사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넥슨, 스마일게이트, 웹젠 등 게임사와 네이버, 한글과컴퓨터, LIG넥스원 등 IT 기업 노동조합이 참석했다. △포괄임금제 폐지 △근무시간 기록 의무화 △정부의 크런치 모드 확대 정책 저지 등을 야당에 요구했다.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은 “넥슨은 노조가 있기에 장시간 근로 폐해를 막을 수 있지만, 노조가 없는 기업 노동자는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정부 정책 방향성에 우려를 표했다. 신명재 스마일게이트노조 수석부회장도 “정부가 제시한 근로자대표 제도는 문서상으로 좋아 보일 수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 노동자와 사장이 동등한 위치해서 교섭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