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틱 장애, 투렛 증후군(Tourette's syndrome). 최근 영국의 한 의대 연구진이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손목 장치의 효과를 입증해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노팅엄 대학 연구팀은 투렛 증후군 치료용 손목 장치 뉴펄스(Neupulse)를 임상시험한 결과 평균적으로 틱 빈도 25%가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장치는 노팅엄 의대 투렛 증후군 전문의인 스티븐 잭슨 교수 연구팀이 설립한 신생 기업 뉴로세라퓨틱스와 대학교가 함께 개발한 것으로 스마트워치처럼 손목에 차고 사용할 수 있다. 전기 펄스를 뇌에 보내 틱을 유발하는 뇌의 활동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투렛 증후군은 주로 8~12세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신경 발달 장애다. 자기 의사와는 상관없이 틱이라 불리는 단순한 동작과 소리를 반복하는 증상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틱 장애 청소년 121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무작위로 3그룹으로 나뉘어서, 한 그룹은 진짜 손목 장치를 한 그룹은 가짜 손목 장치를 한 달 동안 하루 한 번 15분씩 착용했다. 나머지 한 그룹은 평소 받아오던 치료를 받았다.
총 4주 간의 시험 결과, 진짜 손목 장치를 받은 사람들의 틱 중증도는 35% 이상 완화됐다. 또한 틱 빈도는 이 그룹의 59%가 감소를 경험했으며, 25% 이상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틱의 중증도와 빈도를 ‘예일 틱 증상 평가척도’와 ‘틱 중증도 총 점수’를 활용해 분석했다. 각 그룹별로 보면 진짜 손목 장치 그룹은 틱 중증도가 평균 7.1점(35%) 낮아졌고, 빈도는 분당 15.6회 줄었다. 가짜 손목 장치 사용 그룹도 중증도가 2.13점, 빈도가 7.7회 낮아지고, 치료를 계속한 그룹도 중증도가 2.11점 낮아졌으나 통계학상으로 진짜 손목 장치 그룹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임상 참가자 중 한 명인 마일로(13)는 “투렛 증후군은 때때로 피곤하다. 틱 증상으로 휴식이 깨지기도 한다”며 “이 장치는 매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심리 치료와 뇌에 심은 전극을 통해 외부에서 전류를 보내 뇌를 자극하는 심부 뇌 자극(deep brain stimulation) 치료가 가장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육을 동결시키는 보톡스 주사제도 투렛 증후군 치료에 사용되지만, 이는 최장 3개월까지만 효과가 있을 뿐 장기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스코틀랜드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루이스 카팔디도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이 손목 장치 시제품을 테스트해보고 “머리와 어깨에 오던 틱이 확실히 억제됐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