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한국형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을 15일 발의한다. 또 정부가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특법 세액공제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표-정책위-조세소위 위원 간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에 “탄소중립 산업 보호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안을 오는 15일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IRA는 △탄소중립 분야 산업 보호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안 △첨단 산업군 투자세액공제 등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는 각각 양이원영 의원과 신동근 의원이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최근 미국의 IRA나 유럽의 탄소중립산업법 등 때문에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산업을 자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활용하는 동향이 있다”며 “최근 수출 효자 상품인 반도체가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은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금액 세액공제율 상향과 관련해 정부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금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특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금액에 따른 대기업·중견기업의 세액공제율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현행 16%에서 25%로 상향된다. 직전 3년 연평균 투자금액을 초과해 투자할 경우 올해 한정 추가 세액공제율을 4%에서 10%로 올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조특법 세액공제 대상 범위를 넓히는 안도 추진한다. 반도체·이차전지·백신·디스플레이 등 현재 국가첨단전략산업 투자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기존 산업 분야에 수소와 미래차, 재생에너지 등까지도 포함하는 내용이다. 조특법 관련 논의는 오는 16일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조세소위에서 여당과 협상을 펼칠 예정이다.
김 의장은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고려했을 때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미래차 분야 등도 추가해 조세특례를 받도록 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좋겠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 “1980년 이후 신자유주의 확대되면서 세계가 자유무역주의로 가다가 최근 미국의 IRA 이후 급속도로 신보호주의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추세”라며 “이대로 가면 국내 산업과 일자리의 공동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첨단산업의 해외 유치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내 첨단산업 보호 육성 지원은 세계적인 추세다.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이번에 결정했다고 봐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조특법 개정 추진 과정에서 나온 정부의 행동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앞서 정부가 대기업·중견기업 조특법 세액공제율을 8%로 제시했을 당시 민주당은 오히려 이보다 더 높은 10%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정부가 '야당의 발목잡기'를 주장했다는 취지다.
김 의장은 “정부 측 혼선으로 기존 8%에서 15%로 바뀌었다.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인데 마치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것처럼 표현했다”며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감표명을 했지만 추후 정부 차원의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 의원도 “당시 우리는 10%를 주장했는데 기재부가 강력하게 8%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정부안에 따라준 것”이라며 “이후 1주일 만에 대통령의 지시로 입장이 바뀌었다. 통상 법안이 상정되면 상정하자마자 심의하는 게 아니고 적절성을 따지는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론이나 언론에 굴복해서 정부안을 받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능하면 오는 3월 임시국회 조세소위에서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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