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아태 총괄 “SEC 소송 영향 제한적…미국보다 아·태 더 중요”

리플 아태 총괄 “SEC 소송 영향 제한적…미국보다 아·태 더 중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가상자산 리플(XRP)의 증권법 위반' 소송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리플랩스가 미국 규제 환경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만약 이달 소송 결과가 리플 패소로 결론이 나더라도, 지난 2년 동안 미국 외 아시아 태평양 등 지역 사업 비중을 크게 늘렸기 때문에 판결의 영향은 리플 사업에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15일 브룩스 엔트위슬 리플 부사장(아태 및 MENA 지역 총괄)은 조선팔레스호텔 강남에서 열린 '한국 정책 서밋'에서 “(SEC와의)소송은 리플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미국 혁신과 미국 산업이 걸려 있는 소송”이라면서 “이 소송은 혁신을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싱가포르, 일본 등 규제 명확성을 확보한 국가들은 디지털자산 관련 산업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도 규제 명확성을 강화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날 함께 행사에 참석한 라훌 아드바니 아시아·태평양 총괄 역시 “지난 2년 동안 명백했던 것은, 미국 규제가 전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예상 가능한 규제를 명확하게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지, (미국처럼)케이스별로 단속을 하기 위해서 규제하는 행위는 절대로 옳지 않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리플은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6위권에 속하는 대형 가상자산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제외하면 가상자산 중 가장 역사가 깊고 널리 알려져 있다. 전통은행 국가 간 송금 시스템의 느린 속도와 많은 수수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등장했다.

리플랩스는 리플이 증권이라는 SEC 해석에 맞서 2년째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당초 이 소송은 SEC가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리플랩스가 SEC '공정고지위반'을 문제 삼으면서 양측 균형이 맞춰졌다. 금융당국이 리플 측에 법적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사전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리플랩스 측은 소송이 진행되는 지난 2년 동안 SEC에 패소할 경우에 대비해 싱가포르 등지로 사업 비중을 옮겨놓은 상태다.

라훌 아드바니 총괄은 “현재 리플 사업은 미국 외 지역 비중이 90%에 달하며, 지난 2년 동안 뒤쳐진 미국의 판결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한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 사업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미국에서의 판결로 인해 다른 시장의 사업이 발목을 잡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