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관계사 라인과 함께 '하이퍼클로바X'를 이용해 일본 초대규모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그동안 한국어 못지않게 일본어도 대규모로 학습한 경험이 있어 승산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을 구심점 삼아 클라우드 기반 초대규모 AI 솔루션으로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앞두고 일본과 기술 협력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7월 공개 예정인 하이퍼클로바X 기반 솔루션 개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챗GPT'와 같은 생성AI 기술 협력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한국형 챗GPT인 '서치GPT' 개발에도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초대규모 AI를 개발하고 있는 라인과 손잡고 일본어 특화 생성AI 서비스를 모색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라인은 '라인 클로바' 조직에서 2021년부터 일본어 초대규모 AI 기술을 개발해 왔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초대규모 AI를 활용, 사용자에게 향상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어는 히라가나 특성상 단어 수가 많아 언어 학습 시 한국어보다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동안 라인은 오픈 데이터나 신문사에서 구입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초대규모 AI 학습에 활용해 왔다.
라인 관계자는 “신문으로 환산하면 2700년치 분량에 해당하는 일본어 데이터를 학습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일본어 초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바'는 네이버와 라인의 공동 AI 브랜드다. 양사 대표 프로젝트가 '하이퍼클로바'다. 최근에는 'AI 클라우드 카메라' '공석 감지 AI 서비스' 등 서비스 개발도 함께하고 있다. 이 가운데 AI 클라우드 카메라는 지난해 9월 일본에서 보안 카메라 영상 서비스 실증 실험(PoC)을 했다. 2억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한 라인과 라인웍스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할 수 있는 서비스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양사가 공동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일본에서도 클라우드 기반 초대규모 AI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자 한다”며 “AI 분야에서 라인과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현재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해 차별화된 AI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관련 조직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올해 초에는 네이버의 AI 개발 조직인 클로바CIC 등 B2B 사업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로 통합했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자회사 '웍스모바일 재팬'이 라인의 AI 사업을 담당하는 '라인 클로바' 사업부를 흡수 통합한다. 합병 기일은 오는 4월 1일이다. 라인 클로바는 하이퍼클로바의 일본어 모델 개발뿐만 아니라 클로바 케어콜, 클로바 광학문자기술(OCR) 등 B2B 솔루션을 일본에 공급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클라우드 기반 기술 강화는 네이버의 일본시장 매출 확대를 위한 중요한 과제”라면서 “일본 내 B2B 사업 확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라인과 '하이퍼클로바X'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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