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팀이 인공지능(AI) 기반 약물 상호작용 예측 기술을 고도화해,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는 팍스로비드(Paxlovid) 성분과 기존 승인된 약물 간의 상호작용 분석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논문은 국제저명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2018년에 개발한 AI 기반 약물 상호작용 예측 모델인 딥디디아이(DeepDDI)를 고도화한 딥디디아이2(DeepDDI2)를 개발했다. 딥디디아이2는 기존 딥디디아이가 예측하는 86가지 약물 상호작용 종류보다 더 많은, 총 113가지 약물 상호작용 종류를 예측한다.
연구팀은 딥디디아이2를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성분(리토나비르, 니르마트렐비르)과 기존에 승인된 약물 간 상호작용 가능성을 예측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 중 고위험군인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가 이미 약물을 복용하고 있어, 약물 상호작용 및 약물 이상 반응이 충분히 분석되지 않은 팍스로비드를 복용 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팍스로비드 성분인 리토나비르와 니르마트렐비르가 2248개 승인 약물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딥디디아이2를 이용해 예측했다. 예측 결과 리토나비르는 1403개 승인 약물과, 니르마트렐비르는 673개 승인된 약물과 상호작용이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 연구팀은 예측 결과를 활용해,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이 높은 승인 약물에 대해 동일 기전을 갖되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이 낮은 대체 약물들을 제안했다. 리토나비르와의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대체 약물 124개와 니르마트렐비르와의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대체 약물 239개를 제안했다.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약물 상호작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신약 개발 및 약물 처방 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헬스케어, 정밀의료 산업 및 제약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실험과 임상을 통해 검증된 것은 아니므로 100%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팬데믹과 같이 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개발된 약물을 사용할 때, 예측된 약물 상호작용 유래 약물 이상 반응결과를 전문의가 미리 검토하여 약을 처방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KAIST 코로나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