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김기현 회동, 3월 국회 법안처리 앞두고 입장차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회동을 갖고 여야간 불협화음 해소를 언급했지만, 상호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며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날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진행된 회동은 김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 선임된 후 김 의장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김 의장은 김 대표에게 야당을 설득해 합의 정신 회복을 주문한 반면, 김 대표는 김 의장에게 균형있는 의회 운영과 쟁점 법안에 대한 절충을 바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김 의장은 “현재 여소야대 정국에서 대립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며 “김기현 대표가 오랜 경험을 통해 의회주의자로서의 면모와 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밝혀주신 것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국회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갖고 있다 해서 일방 처리하는 것은 자제돼야 한다”며 “의장님께서 균형을 맞춰 서로 다른 의견을 절충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합의 없이 본회의에 직회부한 양곡관리법과 강행처리를 예고하고 있는 '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특검' 이른바 쌍특검 관련 이견을 드러낸 셈이다. 앞서 김 의장은 양곡관리법에 대해 이달 28일로 예정된 3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까지 합의안이 안 나올 경우 민주당 단독안으로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 의장은 소수 야당 원내대표와 정부에서 일할 때의 경험을 들면서 “여야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여소야대 상황에 부딪혀 적응이 필요하다”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민생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정치 불신을 없애는 길이며, 본인도 더 적극적으로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테니 의회 정치 경험이 풍부한 김 대표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