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제로페이…대형사 줄줄이 이탈

위기의 제로페이…대형사 줄줄이 이탈

간편결제 플랫폼 '제로페이' 진영에서 대형 제휴사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사랑상품권 사업을 신한 컨소시엄에 넘긴 이후 운영이 어려워진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 핀테크 제휴사에도 제로페이 플랫폼 이용료를 부과하면서 제휴사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NHN페이코는 이달 페이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제로페이 상품권 구매·선물 기능 서비스를 중단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페이코를 통한 상품권 사용과 환불, 잔액이관도 종료된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사업 방향성과 운영 효율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티머니는 1월부터 제로페이와의 제휴를 종료했다. 현재 티머니와 머니트리 앱에서 제로페이 상품권 취급이 중단된 상태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시럽 월렛 역시 오는 23일부터 제로페이 상품권 판매 대행 사업 제휴를 종료한다. 시럽에 상품권 잔액이 남아 있다면 비플제로페이 등 제로페이 제휴를 유지하고 있는 앱을 가입해서 개별 이관을 마쳐야 한다. 신세계 'SSG페이', 지마켓 '스마일페이', 롯데 'L페이'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9월 제로페이 제휴를 종료했다.

제로페이는 은행계좌 간 자금이체방식(오픈뱅킹)을 기반으로 한 결제망이다. 영세 소상공인에 부과되는 결제 수수료가 신용카드사 대비 낮은 것이 특징이다.

서울사랑상품권, 온누리상품권 등 할인 구매 및 결제가 가능한 정책자금 집행 플랫폼 역할로 이용자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초 신한컨소시엄이 서울사랑상품권 사업을 따냄에 따라 이용자가 이탈했고, 운영 부담도 늘었다.

운용사이던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은행들이 지불해 온 제로페이 플랫폼 이용료 역시 핀테크 제휴사에 나눠 부담하도록 지난해 이용료 체계를 개편했다. 제로페이 플랫폼 이용료 합계 규모는 연간 30억~4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약 10억원이 핀테크 제휴사에게 할당된 이용료에 해당한다. 그동안은 한결원이 제로페이 생태계 활성화 차원에서 이를 대납해 왔다.

한결원은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 다각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제로페이를 통해 확보한 165만 가맹점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를 지속해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신규 제휴사로 확보한 법률상담 플랫폼 '로톡'과의 제휴가 대표적이며, 한진택배와는 '간편 방문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결원 관계자는 “과거 제로페이는 가맹점 확보 차원에서 상품권이나 직불결제 등에 집중했다”면서 “앞으로는 법률 지원이나 마케팅 등 소상공인 경영 지원 등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자는 누구든지 동참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